화이자 등 제약사들, 美서 암·코로나 치료제 등 의약품 가격 인상 추진

250개 이상 브랜드 약품 값 인상 계획
가격 인상 약, 전년보다 100개 이상 증가
연초 올리는 약품 평균 인상률 4.5%
화이자 60개 이상 인상…사노피도 백신 12개 최대 9% 올려
  • 등록 2025-01-02 오후 12:41:56

    수정 2025-01-02 오후 6:58:1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화이자와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올초 미국에서 250개 이상의 브랜드 약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헬스케어 연구회사 3액시스 어드바이저스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약값 인상 계획을 발표한 140개보다 100개 이상 증가한 규모다.

(사진=로이터)
인상 추진 품목에는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암 세포 치료제, 프랑스 사노피의 백신 등을 포함한다.

약값 인상률은 10% 미만으로, 이날 값을 올리는 약품의 평균 인상률은 4.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가격 인상률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이자는 최근 목록에서 가장 많은 약품인 60개 이상의 약품 가격을 올렸다. 팍스로비드의 가격을 3% 올린 것을 포함해 편두통 치료제인 뉴텍과 항암제인 애드세트리스, 입랜스, 젤잔즈 등의 의약품 가격을 3~5% 사이로 인상했다. 또한 브리스톨 마이어스는 고가의 암세포 치료제 가격을 6~9% 올렸다. 사노피는 약 12개 백신의 가격을 2.9%에서 9%까지 인상했다.

3액시스 어드바이저스의 분석에 따르면 약값을 가장 많이 인상한 제약사는 이탈리아 에세티핀의 계열사인 리디언트 파마슈티컬스다. 이 회사는 호지킨병 치료제인 마툴란의 가격을 약 15%, 시스타란은 희귀 질환인 시스틴증으로 인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돕기 위한 점안액 가격을 약 20% 올렸다.

미국에서는 한때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잦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약값 인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제약사들은 인상폭을 축소했다.

안토니오 치아치아 3액시스 어드바이저스 회장은 “제약회사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며 “이는 전년 대비 가격 인상에 대한 처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출시 가격을 더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로이터의 신약 가격 분석에 따르면 제약 회사들은 지난해 신약 가격을 전년보다 35% 높게 책정했다.반면 일부 제약사는 일부 약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머크 앤 코는 “정가를 원가에 더 가깝게 맞추기 위해 대폭 할인된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누메트의 정가를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처방약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중간 유통업체에 초점을 맞춰 약품 비용을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로이터는 “역사적으로 제약회사가 가격을 인상하는 가장 큰 달인 1월에는 다른 제약회사에서 더 많은 약가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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