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삼쩜삼’ 찜한 이유는…“‘K-택스테크’ 해외로 전파합니다”

김현주 자비스앤빌런즈 글로벌사업부문장 인터뷰
英 스타트업 프로그램 GEP 선정, 택스테크 최초
내년 英법인 설립, 현지 맞춤형 세금 상품 개발
‘상생’ 중심 확장, 해외전략 핵심은 ‘현지화’
  • 등록 2022-12-14 오후 3:29:42

    수정 2022-12-14 오후 8:03:09

김현주 자비스앤빌런즈 글로벌사업부문장이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시간, 돈, 지식이 없어 세금 신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이번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3년내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령 국가 전반으로 확대, 자비스앤빌런즈만의 ‘택스테크’(Tax-Tech) 경쟁력을 해외로 전파하겠습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자비스앤빌런즈 본사에서 만난 김현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은 “영국은 세금 신고 등에 있어 엄격하기로 유명한 국가이고, 세무사 비용도 비싸 세무 사각지대가 많다. 국내에서 성공한 세금 환급·신고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기반으로 영국 현지에 맞는 상품부터 설계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을 통해 국내 중심의 세무 자동화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해외까지 외연을 넓히게 됐다. 첫 진출지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영국.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영국 국제통상부가 운영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유치 프로그램(GEP)에 선정됐다. 영국 정부가 직접 자비스앤빌런즈를 선택해 현지 진출을 A부터 Z까지 지원해준다는 의미다.

이를 이끈 건 올 3월 자비스앤빌런즈에 합류한 김 부문장이다. 김 부문장은 이언 컨설팅 그룹을 거쳐 롯데미래전략센터 산업전략팀, 롯데시네마 전략기획팀, 홍콩법인장 등을 거친 글로벌·컨설팅 전문가다. 그는 합류하자마자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건너가 사업 기회를 모색했지만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 낮은 세금 신고율은 물론 소득과 지출 대부분이 지하경제에 머물고 있는 현지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현지 테스트를 해보니 아직 동남아 진출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이 도출됐고, 이런 과정은 자비스앤빌런즈 글로벌 전략의 틀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세무 관련 법률적 기반, 정부의 디지털 세금 신고 플랫폼 구축, 국민들의 인식 수준, 세금 신고 복잡성 등 4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다시 계획을 수정하게 됐고, 이후 선진국형 국가 진출을 중심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GEP 측 한국 딜메이커를 알게 되면서 자비스앤빌런즈의 첫 해외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 부문장은 “우연히 연결된 GEP 한국 딜메이커가 ‘삼쩜삼’을 알고 있었고,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를 영국 국제통상부 측에 제안했다”며 “GEP 신청 기간이 끝났음에도 국제통상부를 설득해 기회를 줬고 이례적으로 선정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내년부터 영국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현지 사업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부문장은 “GEP 측에 3개년 계획을 전달했는데 우선적으로 1차년도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대상으로 맞춤 세금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2차 년도부터는 개발한 상품을 현지 고용 플랫폼 등과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3차 년도엔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령 국가들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물론 해외 진출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세무사 단체 등 이해당사자들과 잡음이 꾸준히 일고 있는 것이 바로 택스테크 시장이다. 이에 대해 김 부문장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상생’의 의미가 더 크다”면서 “영국 세무시장에 대해 우리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협업을 해야한다. 현지 세무사들에게도 처음부터 우리의 ‘상생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고, 또 그렇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글로벌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현지화’를 우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그가 롯데시네마 홍콩법인장 시절, 법인 설립부터 철수까지 해봤던 경험에 기반한 철칙이다. 김 부문장은 “과거 현장을 직접 뛰며 습득한 경험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공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가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인 경쟁력을 가져가되, 무조건 현지화를 해야 한다”며 “김범섭 대표가 글로벌 사업 전반에 있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이에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국가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의 글로벌 도전은 영국 이후에도 계속될 계획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이든 세무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긱워커가 많고 소비자향(B2C) 시장이 약한 일본도 향후 자비스앤빌런즈가 지켜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김 부문장은 “현재 국내 스타트업들 대부분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데, 우리는 세무 서비스 전문성을 갖고 해외로 우리 경쟁력을 전파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세금 신고에 애로를 겪는 고객들을 위해 맞춤형으로 다가가는 서비스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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