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방만 출자에 메스`..순조로울까

대부분 비상장사 지분 정리 쉽지 않아
폐지·청산되는 곳 고용 문제도 걸림돌
  • 등록 2009-01-15 오후 5:23:41

    수정 2009-01-15 오후 5:31:09

[이데일리 이숙현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한 출자회사에 대해 메스를 들이댔다.

305개의 공공기관이 출자한 총 330개 회사중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선진화방안에 따라 관리중인 57개를 제외한 273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30개사의 보유 지분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역대 정부에서 수차례 공공기관 개혁을 단행했으나 공공기관의 출자 및 재출자(손자) 회사의 지분을 대거 매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기관이 출자회사를 임원들의 인사 배출처로 삼는 폐단을 봉쇄하겠다는 게 이번 조치의 가장 큰 배경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비상장사인 공공기관 출자회사의 지분을 정부의 목표대로 매각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특히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마디로 현실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에 대해 정부도 구체적으로 어떤 스케줄을 가지고 이들을 처리할 지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폐지되거나 청산되는 기업들의 경우 노사 갈등과 모회사로의 재고용 문제도 자회사 정리 과정에서 직면할 걸림돌로 예상된다.

◇LG파워콤 등 공공기관 130개 출자사 지분 정리..매각대금 4.6조 기대

공기업이 출자한 회사중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는` 273개사 가운데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결정된 곳은 총 111개사다. 또 당초 설립목적을 달성했거나 경영 부실 누적으로 폐지·청산되는 기업은 17개사, 기능 중복 등으로 별도 존치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모기업에 흡수·통합될 회사는 2개사로 결정됐다.

예를 들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SBS스포츠 채널(49%), 한국전력공사는 LG파워콤(045820)(43.1%)과 한전산업개발(4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벡스코(26%)에 출자한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

예금보험공사의 대한생명(49%), 신한금융(055550)지주(0.74%), 제주은행(006220)(30.5%)과 한국산업은행의 GM대우오토&테크놀로지(27.9%), STX팬오션(028670)(15.5%), 동해펄프(009580)(18.7%) 등도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국제방송재단의 YTN라디오(4.5%),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콘텐츠개발회사 네오그라프(49.5%), 한국가스공사의 GS퓨엘셀(17.58%), 한국도로공사의 하이플러스카드(100%), 한국공항공사의 공항서비스(30%),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캠토에스지 인베스터즈(50%) 등도 줄줄이 매각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진화 방안을 통한 기대효과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민간영역을 확대하고 매각수입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정부는 2007년 순자산기준 약 4조6000억원의 매각대금을 기대하고 있다.

장영철 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매각된 돈을 모회사 운영에 활용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재무건전성을 확충하는 재원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오는 22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부분 비상장주식..걸림돌 많다

자회사 지분 매각은 대부분 올해부터 시작될 계획이다. 문제는 매각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냐 하는 것과 제가격을 다 받을 수 있겠냐는데 있다.
 
또 폐지되거나 청산되는 곳에서 발생하는 실업 및 노사 문제 등 부작용이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느냐도 과제로 남아있다.

배국환 재정부 2차관은 "시장 상황을 봐서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일시에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상황에 따라 개별 기관별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알짜 회사가 많아 관심 있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기간을 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배 차관은 또 "한꺼번에 물량이 많이 나오면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며 '속도조절'을 시사하고 "그런 (시장 및 경기 상황) 요인들을 다 감안해서 팔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의도대로 매각 및 청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이 비상장주식이라 것도 지분 정리의 큰 걸림돌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는데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 원매자를 찾기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속도전을 내다보면 헐값 매각의 논란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LG파워콤 등 상장기업의 경우는 대규모의 물량 처분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증권시장 한 전문가는 "그동안 비효율적이고 방만하다고 지적돼 왔던 공공기관의 출자 지분을 정리한다는 방향은 옳다고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비상장인 출자사의 지분을 쉽게 매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LG파워콤, T자형 인재육성 나선다
☞LG파워콤, 생활 속 TPS 이용 노하우 공모
☞LG파워콤, 홈페이지 방문 이벤트 실시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