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이촌동은 도심에 가까운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지만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한강대로에서 한강대교를 타기 직전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고가도로를 넘어가는 길과 원효대교 북단 아랫쪽을 통해 들어오는 길 뿐이다. 이 탓에 부촌으로 이름난 동부이촌동과는 달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세대주택 평당 `1억`
그러나 한강을 사이에 두고 여의도를 마주보고 있는 입지에다 최근 용산국제업무단지와 통합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외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물건은 노후 다세대주택으로, 최근 들어 급증한 투자수요에 4-5평형 지분값은 평당 1억원을 호가할 정도다.
이곳은 강변 둔치에 살던 난민들을 한강이 범람하지 않는 강둑 위로 이주시키며 8-10가구당 40평 정도의 필지를 배분해 지은 이주단지다. 때문에 지분 크기가 4-5평 밖에 안된다.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이 지역이 용산국제업무단지와 통합개발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철도청과 서울시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통합개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자의 주장이다.
◇재건축 아파트도 초강세
자체 재건축이 추진되던 중산아파트와 시범아파트 등 지은지 30년이 넘는 아파트들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범아파트와 중산아파트 18평형은 각각 5억원, 5억6000만원으로 최근 한달사이에 5000만-6000만원씩 값이 올랐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값이 오르면서 집을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고, 매도호가만 가파르게 오르는 상태다.
완공된 지 10년, 1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역세권 사업에 포함될 경우 철거될 수 있다는 `설`이 나도는 대림아파트, 성원아파트 역시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동부이촌동 한가람아파트 25평형이 5억7000만원인 반면 27평형 단일평형인 성원아파트는 가장 최근에 거래된 게 6억원, 그 이후로는 6억50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이같은 기대 탓에 이 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70-80%는 이미 외지인 수중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현금청산될 수 있다는 점이나, 한강변이라도 조망권 프리미엄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