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사 전환 8개뿐..제도 '유명무실'

공정위, 2016년 지주회사 162개 현황 발표
'금융사 보유·순환출자 해소' 요건에 지주사 전환 기피
공정위 "금융사 보유 허용하도록 제도 바꿔야"
야당 "대기업 경제력 집중 우려돼"
  • 등록 2016-11-02 오후 12:00:00

    수정 2016-11-02 오후 12: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투명한 지분구조를 만드는 목적으로 도입된 지주회사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를 보유했거나 순환출자가 형성된 주요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이 수년째 더딘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발표한 ‘201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지주회사는 162개로 작년보다 22개 늘었지만 대기업집단 27개 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은 8개(29.6%)에 그쳤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은 SK(034730), LG(003550), GS(078930), 농협, 한진(002320), CJ(001040), 부영, LS(006260)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2007년 7개, 2012년 15개, 2013년 16개, 2014년 15개, 2015년 15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이 같은 정체 상태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조정(자산규모 5조→10조원)돼 집단수가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

지주회사는 대기업집단 내에서 다른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부모 역할을 하는 회사다. 정부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없애고 투명한 지분구조를 만들기 위해 1999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했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고 지주회사를 설립·전환하려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삼성, 현대차(005380), 롯데, 한화(000880), 현대중공업(009540), 두산(000150), 대림, 현대백화점(069960), 효성(004800), 미래에셋, 영풍(000670)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대기업들은 금융사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6%로 작년과 비교해 1.7%포인트 감소했고 민간 대기업집단 평균(12.5%)보다 높았다. SK(24.2%), CJ(15.2%), LG(14.7%) 등이 내부 거래가 많았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집단의 지주회사 체제 내 내부거래 비중은 16.2%, 체제 밖에 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13.6%였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며 “상호·순환 출자 해소 및 금융·비금융사 간 출자 절연을 전제로 금융사 보유를 허용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제력이 집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융사 보유는 올해 9월30일 기준, 순환출자 보유는 올해 6월30일 기준.(출처=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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