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측의 노력을 평가했다”며 “양측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윤 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평가’가 ‘지지’의 표현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고 “지금 시점에서 미국 측이 우리 측의 상세한 설명과 노력에 대해 평가했다는 것에 함의가 있음을 잘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가했다’는 것은 영어로는 ‘appreciate’”라고 답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 “한·일 양국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양국간 장애요소가 조속히 해결돼 원만한 관계의 진전을 이뤄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일본이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돼야 한다.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관계가 구축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두 사람은 그간 확고히 유지되어온 한·미 공조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빈틈없는 대북 공조와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심 표명을 환영했고, 박 대통령은 관련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가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한·미 연합방위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또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었던 적이 없다”며 “미국은 계속해서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윤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베팅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 같고, 어떤 면에서 그동안의 표현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개인적 차원의 의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의 언급에 대해 “마음이 든든해지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윤 장관은 전했다.
한편, LG유플러스가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망 구축사업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키로 한 데 대해 바이든 부통령이 안보 문제를 들어 우려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윤 장관은 “그런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접견은 오전 11시30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이 7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1시45분에 시작돼 오후 1시쯤 끝났다. 오찬은 오후 1시15분부터 2시20분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