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교수 "심고 가꾸고 이용하고, 육성하는 산림 순환 체제 필요"

이데일리 경기대 '탄소중립: 미래가치와 사회적책임' 포럼
탄소중립 시대 산림의 역할과 중요성 강조
  • 등록 2023-07-18 오후 2:32:37

    수정 2023-07-18 오후 4:06:21

박현 서울대 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통일로 케이지타워 KG하모니홀에서 ‘‘기후변화와 숲, 그리고 산림 비즈니스의 미래’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탄소중립 시대에 산림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숲의 선순환 체제를 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자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박현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객원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통일로 케이지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현 교수는 “산림이 지닌 효용가치는 탄소의 저장고 역할을 넘어서 휴양림, 생물다양성, 산림치유 등 미개척 분야에서 새롭게 창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 교수는 이날 ‘기후변화와 숲, 그리고 산림 비즈니스의 미래’라는 주제로 △ 기후변화와 숲 △탄소중립 시대 우리나라 산림관리 △기후위기 시대의 산림비즈니스 등에 대해 강연에 나섰다. 박현 교수는 1994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산림생명자원연구부장 등을 역임한 산림 분야 전문가로서 산림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자신의 청사진을 애정이 어린 시선을 강연 내내 드러냈다. 박현 교수는 강연에 앞서 “오늘 강연의 대부분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쌓인 자료와 지식의 일부”라면서 “우리 산림은 지난 2022년 국립산림과학원이 설립된 지 100년을 지나 앞으로 또 다른 100년을 준비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현 교수는 “목제품을 1로 가정할 때 콘크리트는 6.6배, 알루미늄은 796배의 에너지를 들여야 생산을 할 수 있다”면서 “산림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 탄소 흡수원이자 탄소 저장고, 자원 대체제로 조명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 교수는 이날 우리나라 산림이 ‘성공의 덫’에 걸렸다는 불편한 현실을 공개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황폐 산지 녹화에 성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 산림녹화 모범국이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순 산림 흡수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 이후 조림이 급감하면서 ‘청년기 숲’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것. 나이든 숲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탄소 흡수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탄소 저장량은 증가하지만 순 흡수량은 2008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현 추세라면 2050년 순 흡수량이 2,000만톤에도 못 미치게 될 전망이다. 박 교수는 “2020년 기준으로 10년생보다 어린 나무는 별로 없고, 30년생까지 전체 20%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산림은 30년 동안 왕성한 성장을 보이다 점차 둔화하는 게 현실이다”면서 “현재 산림의 2/3 정도가 31년에서 50년 남짓한 나무로 채워져 최대 생장 시기가 경과해 조림에 대한 변화를 고민해야할 때다”고 덧붙였다.
산림의 탄소 흡수량 추이.(출처=2020년 대한민국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환경부, 2020)
박현 교수는 지속가능한 산림을 ‘경영’함으로써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림을 △심고 △가꾸고 △이용하고 △다시 육성하는 ‘순환체제를 통해 지속성장’을 확보해야한다. 먼저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식물종을 찾고, 보다 나은 종의 증식 등에 나서고, 산림 보호지역 확대 및 관리 선진화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증진해야 한다. 이어 백두대간과 DMZ 등을 중심으로 ‘산림생태계’을 복원하고 섬과 해안 지역 등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박 교수는 “순환 체제의 산림 경영은 현재 전체 산림의 약 37%인 경제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목재를 수확해 일부를 사용하고 일부를 부산물로 활용하는 구도에서 목조친화건축물 활용을 높이고, 목재를 새로운 소재로 활용하는 산업단지를 육성하고, 나아가 부산물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도시 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림 내 산림순환경영 활성화 제안.(출처=산림탄소경영모델 사업 효과 분석, 국립산림과학원, 2021)
박현 교수는 탄소중립 시대에 숲의 다양한 역할에 다시 주목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원자재를 공급하는 ‘국토관리’, 기후조절 및 자연재해 방지 등 ‘환경관리’, 휴양 및 치유의 공간으로 ‘산업관리’ 등의 역할을 중심으로 나아가야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산림이 가진 효용가치를 환산하면서 259조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면서 “‘순환체제를 통해 지속성장’으로 온실가스 흡수저장의 가치를 넘어서 산림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많은 이들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이데일리와 경기대학교(이윤규 총장)가 ‘탄소중립 실천 및 산학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업무협약(MOU)’에 이어 마련된 ‘탄소중립 : 미래가치와 사회적 책임’ 포럼의 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연은 KG하모니홀에 찾은 참석자외에 온라인을 통한 교육생을 위해 영상으로 재구성돼 이데일리 유튜브, 경기대학교 탄소중립협력단 홈페이지에도 공개된다. 앞서 이데일리와 경기대학교는 포럼 개최 외에도 △탄소중립 콘텐츠·교육 프로그램 제작 협력 △탄소중립 알리기 캠페인 운영·홍보 등에서 상호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박현 서울대 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왼쪽에서 네번째)가 탄소중립 : 미래가치와 사회적 책임’의 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강연 이후 경기대학교 탄소중립협력단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에 나섰다.(사진=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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