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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은 소방관들도 예외가 아니다. 가까스로 병원에서 빠져나와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뿐만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구조를 위해 화마 속에 몸을 던진 소방대원들도 당시의 참혹한 기억은 되새기고 싶지 않은 상처다.
지난 26일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던 박재현 밀양소방서 구조대장은 “저도 잠을 거의 못 자고 있다”며 “세종병원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정밀 진단이 필요하지만 ‘트라우마’(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와 같은 심리적 충격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밀양 화재 참사를 겪은 소방관들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에 나선다.
31일 소방청과 밀양소방서에 따르면 30일부터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화재진압·구조(급)활동을 벌였던 밀양소방서 소방대원 91명 등 모두 127명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를 전날부터 시작했다.
밀양 소방서 관계자는 “밀양 화재는 대형화재라 긴급하게 경남소방본부와 소방청의 협의 하에 상담치료를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 3~4개월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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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소방본부는 치료 대상 선정과 일정 조율 등 세부사항을 소방청과의 조율 속에 정하고 소방청은 필요한 경비 지원에 나선다.
소방청 관계자는 “1대1 상담과 심층상담, 필요시 약물치료 등 정신과 치료 등도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 제천 화재를 겪었던 소방관 230명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소방관들은 연간 1인당 평균 6.36건의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심리치료를 받는 소방관 수는 2012년 363명에서 2015년 6050명으로 16배 급증했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살한 소방관은 총 4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