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지방공기업)②AAA등급 SH공사..실상은

작년 차입금 13.6조..2005년 2.6조대비 423% 급증
2012년까지 매년 3조이상 차입금 만기도래 `상환부담`
6월 오픈한 가든파이브 분양률 2년만에 73%
`금융비용 자본화`로 순손실→순익 둔갑
  • 등록 2010-07-21 오후 4:13:00

    수정 2010-07-22 오후 1:18:34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SH공사는 시쳇말로 `부모 잘 만난 부잣집 도련님`이다. 돈 좀 펑펑 쓰고, 좀 사고를 치더라도 `능력있는` 부모님이 알아서 잘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잇단 대규모 사업으로 SH공사의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500%를 웃돈다. 전국 16개 지방도시개발공사중 가장 높다. 전남개발공사(84%)와 비교하면 6배이상이다. 그런데도 SH공사의 신용등급은 16개 도개공중 경기도시공사와 함께 최상위급인 `AAA`다. 이게 다 `부모 잘 둔 덕`이다. `집안 말아먹는 자식이 되기 전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 빚 증가세 = 빛의 속도..차입금 4년새 5배
 
2003년말까지만 해도 SH공사는 실질적으로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며 지방공기업중 단연 최고의 재무구조를 뽐냈다. 그러던 SH공사의 차입금 규모는 임대주택 10만호 건설사업, 보금자리주택사업 등의 영향으로 최근 4년새 5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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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SH 감사보고서, 한기평 (단위:백만원)

2005년 2조5900억원에 불과했던 SH공사의 총차입금이 작년말 현재 13조57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는 SH공사 지분 100%를 보유한 서울시의 채무 2조850억원(2008년 기준)보다 6배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차입금이 급격히 늘면서 차입금 구성도 국민주택기금 등 정책성 차입에서 공모사채 등 일반 금융기관 차입금 위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총 차입금중 66.6%(9조300억원)가 공모사채 등 일반 금융기관 차입이며, 정책성 차입금은 25.1%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12년까지 매년 3조원이상의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와 상환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005년 48.6%에서 2009년 69.3%로 20%포인트이상 높아졌고,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20.4%에 달하고 있다.
 
◇ 왜?

SH공사는 2004년이후 임대주택 10만호 공급 등 사업규모를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임대주택 비중이 전체의 70%를 웃돌자 빚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2003년까지는 연간 매출 5000억원이하의 보수적인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04년 2월부터 추진된 은평뉴타운 사업은 총사업비 7조6000억원의 초대형 사업으로 3지구 초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위례신도시나 내곡·세곡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각각 1조원이상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진수봉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임대주택,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등 서울지역에 대한 공급이 많아 차입금이 크게 늘었지만, 사업확대는 2010년이 정점이 될 것"이라며 "시프트 증가로 자금회수 기간이 길어진 점은 부담이지만 당분간 사업속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속 썩이는 가든파이브

SH공사를 가장 속 썩이는 사업은 바로 가든파이브 사업이다. 1조3000억원을 들여 아시아 최대규모 쇼핑몰을 만들겠다던 비전은 저조한 분양률 탓에 빛이 바랬다. 분양이 잘 안 돼 2008년말 준공이후 올해까지 무려 다섯차례나 개장을 연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기준 SH공사는 가든파이브 사업으로 인해 1조17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든파이브 조성비용 1조3000억원을 차입했지만 지난해 8월까지 납입된 분양대금은 1283억원에 불과했다. 대출이자 5%를 적용할 경우 한달에 지출되는 금융이자만 48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지난 1월 가든파이브 계약, 입점 상인들에게 수백억원대의 추가적 지원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오픈한 가든파이브의 분양률은 20일 현재 73%로 높아졌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업비 1조3000억원 가운데 현재까지 9400억원가량이 회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SH공사의 가든파이브 사업은 전형적으로 불필요한 대규모 사업을 벌이는 경우"라며 "꼭 필요하지 않은 대규모 사업을 벌이는 게 지자체 도시개발공사들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금융비용 자본화`..이자비용 급감 효과
 
2007년 SH공사의 감사보고서에는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금융비용 자본화`. 그동안 비용처리했던 금융비용을 `자산`으로 계상하면서 순손실이 순이익으로 둔갑했다. 금융비용 자본화 전 2006년과 2007년 SH공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367억원, 19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비용 자본화를 통해 각각 284억원, 917억원 흑자로 반전한 것이다.
 
2008년과 2009년 역시 마찬가지다. 이자비용 항목에 대해 금융비용 자본화를 적용, 두 해 연도의 이자비용이 각각 271억원, 74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금융비용 자본화 효과를 제거할 경우 2008년과 2009년의 이자비용은 각각 4031억원과 3조9464억원에 달한다. 이를 적용하면 2009년 1867억원의 순익을 거둔 SH공사는 실질적으로 3조76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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