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공동생활공간 ‘개성공단’… "이번 전시는 반쪽일 뿐"

개성공업지구 소재로 전시 구성
사람·공간·물품·문화 소개하며 예술로 오마주
“10년의 경험이 평화 주춧돌… 北전시로 이어졌으면”
9월2일까지 문화역서울284
  • 등록 2018-07-06 오후 12:13:05

    수정 2018-07-06 오후 12:13:05

유수 작가가 촬영한 개성공단 북측노동자(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개성공단, 얼마나 아세요?”

개성공단을 소재로 한 기획전 ‘개성공단’이 6일부터 서울 중구 통일로에 있는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개성공단의 공간과 물품, 생활문화 등과 관련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인이 알 수 없었던 개성공단의 일상 문화를 소개하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기억과 내부 이야기를 작가들의 예술작업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사용하거나 근무했던 이들의 인터뷰 혹은 협업으로 만든 작품 등을 전시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기획한 박계리 홍익대 융합예술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이날 전시의 시작을 알리며 “개성지구는 본래 군사지역이었으나 군대를 물린 후 남북의 사람들이 만나 건물을 세우고 무언가를 만들어낸 공간”이라며 “자본주의의 남측과 공산주의의 북측의 사람들이 만나 십여년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의 출발은 2018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평화체재를 향한 기대감이다.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의 상징이자 남과 북의 사람들이 십여 년의 시간을 함께한 개성공업지구라는 공간과 생활에 주목해 그곳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개성공단의 어제와 의의를 회고하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역경과 좌절을 위로하는 동시에 일련의 과정을 만든 이들을 ‘예술가’로서 오마주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는 △개성공단의 자료 △사람-개인과 공동체, 일상과 문화 △물건과 상품 △개성공단을 넘어서 등 네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무늬만커뮤니티·양아치·유수·이부록·이예승·임흥순·제인 진 카이센·김봉학프로덕션·정정엽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작업했다. 이밖에 전시 연계 심포지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 개최하는 심포지엄, 작가와의 대화, 전시설명회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개성공단에 출근하는 남과 북의 노동자들의 일상을 미술로 담은 정정엽 작가는 “평화는 말로 하면 쉽지만 남과 북의 사람들은 정서적 교감이 없어 어떤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남과 북이 함께한 개성공단에서 쌓은 10년의 경험이 평화로 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영상물 ‘형제봉 가는 길’를 만든 엄홍순 작가도 “이번 전시를 통해 남과 북이 서로 마음을 털어놓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계리 교수는 “이번 ‘개성공단’은 사실 반쪽짜리 전시”라며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함께했던 공간이었던 만큼 북측의 예술가들이 그린 ‘개성공단’도 전시하고 싶은 바람이 있고 실제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과 북의 미술이 다르고 또 북측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나 이번 전시의 성공으로 꼭 남북이 함께한 전시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9월2일까지 연다.

김봉학프로덕션(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정정엽 작가의 ‘개성에 보내는 편지’(사진=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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