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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높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가진 기업 대비 각각 3배, 1.6배 높은 수준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신용을 산업별, 기업별로 나눠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기업에 투자된 총자본이 1년간 부가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지표로 측정한 ‘자본투자효율’, 즉 자본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각 업종의 생산 GDP 비중 대비 대출금 비중으로 추산한 대출집중도는 부동산, 숙박음식 등 주요 서비스 업종이 2.6, 2.4로 석유화학 0.7, 기계장비 1.4 등 제조업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대출을 많이 받는다고 무조건 생산성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었다. 패널회귀모형을 통해 대출 증가와 생산성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산업별로 특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긴 했지만 부동산, 숙박음식업의 경우 기업신용 증가와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의 관계는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거나 다른 산업들에 비해 낮았다.
반대로 생산성이 이미 높거나 부실위험이 낮은 재무건전성이 좋은 기업들의 경우 대출이 늘면 생산성, 수익성 등의 개선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2017년 이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취약기업’과 3년 연속 취약기업인 ‘한계기업’의 신용비중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취약기업과 한계기업의 신용은 2017년 14.2%, 13.4%에서 2020년 20.4%, 15.6%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부채가 한계기업들에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코로나19 관련 기업 금융지원을 경기회복 양상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기업 부문 내에서도 불균등한 회복을 고려해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지속하되 계속 사업이 어려운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