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가족의 7남매 양육기 "매일 아침이 전쟁이지만 행복합니다"

육군 온은신 상사, 저출산 풍조 속 슬하에 5남 2녀 둬
"우애롭게 서로 돕는 모습 보면 천만금 가진 부자도 안 부러워"
  • 등록 2016-05-04 오후 12:51:23

    수정 2016-05-04 오후 2:51:4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가정의 달을 맞아 슬하에 일곱 자녀를 둔 육군간부가 군내에서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기계화학교 온은신 상사(45세). 온 상사는 아내 김민정(38세) 씨와의 사이에서 5남 2녀를 낳았다.

온 상사 부부는 평소 아이를 좋아하고 자녀들이 우애 있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1999년 이후 일곱 명의 자녀를 낳았다. 많은 자녀 덕분에 온 상사 가족은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기숙사에 있는 첫째와 지난 3월 태어난 막내를 빼고 다섯 남매가 학교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화장실을 먼저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다.

어린 시절 이웃였던 이들 부부는 온 상사가 1992년 군에 입대했을 때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제를 시작했다. 만남을 이어 가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온 상사의 장인어른은 처음에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다. 군인은 이사가 잦고 힘든 직업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두 사람은 1999년 혼인신고만 하고 식도 못 올린 채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정식 결혼식은 넷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인 2008년에서야 올릴 수 있었다.

자녀들이 많다 보니 웃지 못 할 사연도 많다. 9명의 대식구가 살기에 군인아파트는 너무 비좁았다. 야전부대 관사는 15평에서 24평의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현재 근무 중인 기계화학교로 옮기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부대에서 다자녀 가족을 위해 마련해놓은 30평대 군인아파트를 지원해줬다. 이들 가족은 이사를 하게 되면 언제나 1층을 신청한다. 2층 이상에서 살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아래층에 소음 피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은신 상사 부부와 7명의 자녀가 한자리에 모였다. [육군 제공]
온 상사는 아직까지 차를 가져본 적이 없다.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한 것도 있지만 9명 가족들에 짐까지 실을 수 있는 차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 가족은 어디를 가든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시외버스를 탈 때는 9명 식구들의 차비를 계산하다가 버스가 정류장을 떠나지 못하고 5분 이상 정차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아이들이 많다보니 놀이공원도 가기 힘들다. 7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두 부부가 챙기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가족여행은 명절에 고향 가는 것이 유일하고 외식은 주로 부대 복지회관을 이용한다.

이들 부부에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 교육비와 양육비도 일부 지원한다. 특히 육군에서는 세 자녀 이상을 둔 간부에게 희망하는 부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가족수당 가산금 지급과 보직 조정 유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온 상사는 “비록 경제적으로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모든 면에서 삶 자체가 풍요롭고 행복하다”며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매들의 우애를 보고 있자면 천만금을 가진 부자가 전혀 부럽지 않다”고 자랑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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