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서울에서 개소하는'세계 최초 화웨이 5G 오픈랩’

미국 봉쇄조치에도 30일 개소식 열기로
미디어에는 비공개..향후 오픈랩 현장방문 허용
과기정통부, 국회 등 귀빈들도 불참
세계 최초..국내 중소기업들, 무료로 5G 환경 테스트
  • 등록 2019-05-28 오전 11:52:47

    수정 2019-05-28 오전 11:55:2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국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봉쇄 조치에도 화웨이가 오는 30일 세계 최초의 ‘5G 오픈랩’을 서울에 만들기로 했다.

‘5G 오픈랩’은 화웨이의 5G 장비를 연구실 안에 구축해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초기벤처)들이 5G 환경에서 자사의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중국 광저우의 선전에 있는 화웨이의 연구개발 센터. 2만여명의 연구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세계에 8만명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두고 있다. 사진=화웨이
수십억 투자해 국내 기업에 무료 제공..미디어에 비공개

화웨이는 유럽 등에 오픈랩을 여럿 두고 있지만, 5G에 특화된 오픈랩을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5G 오픈랩’은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있는 한국화웨이 건물에 만들어지고, 화웨이는 랩 개소와 운영에 수십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28일 “미·중 갈등과 관계없이 한국에서 5G 오픈랩 구축을 약속했기에 예정대로 30일 개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다만, 화웨이와 협력하는 기업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개소식은 미디어에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는 향후 언론이 ‘5G 오픈랩’ 취재를 요청하면 현장을 공개할 방침이다.

화웨이가 ‘5G 오픈랩’ 행사를 조용히 치르기로 한 것은 화웨이와 협력하는 국내 중소기업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통신과 방위산업장치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를 만드는 A사는 화웨이를 비롯해 노키아, 삼성전자 등 통신장비 업체들과 거래하지만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주가가 3만 원 대에서 2만 원 대까지 폭락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나 국회의원 없는 조용한 개소식

화웨이가 만드는 5G 오픈랩은 국내 중소기업에 외국계 밴더사가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5G 오픈랩이지만 정부나 국회의원은 개소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국회 관계자는 “화웨이에서 개소식 참여 요청을 받았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워낙 민감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출처=AFP)
런정페이 회장 발언은 자신감의 표현?..화웨이, 확대 해석 경계

한편 5G 등 첨단 미래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면화되면서 런정페이(任正非)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26일 자국 CCTV 대담프로그램에서 미·중 무역분쟁을 6·25전쟁 때 중공군과 미국의 전투처럼 묘사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다.

그는 “우리의 교육이 일본·북유럽·독일 수준이라면 미국과의 경쟁에서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며 “설령 올해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내년에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되는 식이라면 그들을 이끌고 상감령을 향해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상감령은 1952년 10월 중공군이 미 7사단·한국군 2사단과 43일간전투를 벌여 승리한 곳이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화웨이가 6.25전쟁 때 중공군처럼 한미 동맹과 겨뤄 승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런정페이 회장은 ‘어렵기는 하겠지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해 왔는데 이번 발언 역시 자신감의 사례로 언급하신 것이지 다른 의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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