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SK텔레콤(017670) 사장(CEO)이 젊어졌다. 9일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장동현(51)씨는 전임 CEO들이 취임했을 때보다 네살 이상 젊다. 2009년 정만원씨는 57세 때, 2011년 하성민 씨는 54세 때 텔레콤을 대표이사가 됐다. 경쟁사인 KT의 황창규(61) 회장이나 LG유플러스 이상철(66) 부회장과는 10년 이상 차이가 나고, 네이버의 김상헌(51) 사장과는 동년배다.
‘젊음’ 은 혁신과 열정을 상징한다. 그가 성장 정체인 통신(네트워크)을 넘어, 사물인터넷(IOT)과 소프트웨어(플랫폼)가 이끄는 융합세상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SK텔레콤은 2002년 신세기통신을 흡수합병한 이후 줄곧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구 수를 뛰어넘는 휴대폰 보급율과 각종 규제이슈들로 예전 같은 성장은 어렵다.
| 장동현 대표(사진=SK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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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안팎에서는 다음의 이유를 들어 장 사장에게 기대한다.
우선 장동현 사장은 1963년 생이지만, 30대부터 임원을 할 만큼 ‘준비된 CEO’라는 점이다.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 1991년 유공에 입사한 뒤 1999년 SK구조조정 추진본부를 거쳐 2000년 SK텔레콤에 합류해 재무와 전략, 마케팅 부문에서 주요 요직을 거쳤다.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재직 당시 ‘4G LTE 전용요금제’ 등을 만들어 LTE 대중화에 기여했고, 데이터 무제한 및 망내 무제한 통신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여 모바일 데이터 시대를 앞당기기도 했다.
그룹에서 몇 안 되는 인터넷 플랫폼 전문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해 말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직을 내려 놓고 SK플래닛 COO(사업운영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SK플래닛에서 터키 도우시 그룹과 온라인 커머스 전문회사를 만들어 런칭했고, 온오프라인 통합 상거래(시럽)를 안착시키는 등 통신부터 인터넷 플랫폼까지 현장에서 아우른 경험이 있다.
장동현 사장은 이번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통신사업(MNO)총괄 산하에 마케팅부문과 기업솔루션부문, N/W부문을 편제해 시너지를 높이면서도, 플랫폼 총괄을 신설해 사업개발부문을 Global사업개발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플랫폼 및 글로벌 사업에 있어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플랫폼 총괄은 장동현 신임 사장이 겸직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전보다 SK플래닛과 함께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젊고 경력이 다양한 데다 인터넷 비즈니스까지 뛰어 본 경험은 그룹차원에서 진행되는 ICT분야의 새판짜기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룹차원에서 영입한 이호수 전 삼성전자 부사장(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초빙교수)과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관심이다. 이호수 씨는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센터와 미디어 솔루션 센터 등을 맡았는데, 같은 삼성 출신인 임형규 ICT기술성장위원장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