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글로벌 현장을 가다②]현금·카드 없이 지문으로 호텔 체크인 OK

스페인 벤처기업 '투셰'
두개 지문 코드화해 저장 호텔내 모든 서비스 이용
스웨덴 정맥인식 본인 확인
캐나다 심장박동 상품 결제
  • 등록 2015-04-28 오후 12:00:00

    수정 2015-04-28 오후 8:15:27

[바르셀로나=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잭은 올해 여름 휴가를 지중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떠날 예정이다. 막상 휴가를 떠날 생각을 하니 호텔이나 백사장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때 신용카드와 현금이 담긴 지갑을 마땅히 보관할 곳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하지만 잭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지문만으로 호텔 체크인-아웃부터 호텔 주변 음식점 등에서 모든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휴가지에 도착하기 전 전자지불결제대행업체(PG사)에 신용카드만 등록하면 현지에서는 지문만으로 모든 결제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돈이나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고도 각종 물건·서비스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전에 등록한 자신의 생체정보를 은행계좌 또는 신용카드와 연동시켜 단순 접촉만으로 계산을 끝내는 식이다.

스페인 ‘투셰(TOUCHE)’..지문 만으로 모든 결제 가능

인간의 지문, 홍체, 심장 또는 정맥 등 생체(生體)를 활용한 핀테크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중 지문은 다른 생체보다 인증절차가 간단하다는 측면에서 대표적 인증 수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국 펜실베니아·뉴저지·웨스트버지니아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 급식에 지문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별도의 급식 쿠폰을 챙기지 않아 편하고 학교에서는 누가 언제 점심을 먹었는지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어 관리가 쉽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한 지불결
▲스페인 우슈아이아 이비자 비치 호텔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투쉐이(옛 페이터치)의 지문인식 결제 단말기. 손가락 2개를 올려놓으면 결제가 이뤄진다. [사진=이데일리 DB]
제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 ‘투쉐이(TOUCHE)’도 대표적인 사례다. 투쉐이는 현재 스페인 이비자섬에 있는 우수아이아 호텔에서 두 개의 손가락 지문 만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투쉐이의 최초 모델인 페이터치(Pay-touch) 개발자인 자비에르 페소(Javier Peso)는 “신용카드를 사전에 등록만 해놓으면 지문 인증을 통해 호텔에서 체크인-아웃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사인을 하거나 ID 등과 같은 절차도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같은 호텔 체인점이면 다른 도시에 가서도 최초 등록한 개인의 지문만 있으면 된다”며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개인 정보가 다 기록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체인점이나 가맹점에서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문을 직접 채취하는 방식이 아닌 지문을 코드화해 암호화(디지털화)하는 기술을 적용하므로 정보유출의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 투쉐이의 설명이다. 두 손가락의 지문을 찍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지문을 조합해 만든 코드만 저장되기 때문이다.

투셰는 범죄 노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숨 쉬는 박동, 열 등을 점검함으로써 죽은 사람의 손가락을 갖다 대면 결제가 안되도록 구현했다는 것이다.

사바 생클레어(Sahba Saint-Claire)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신용카드 사용자의 경우 해당 음식점 또는 쇼핑몰을 얼마나 많이 방문하고 돈을 썼는지 알 수 없다”며 “반면 지문 결제는 고객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충성 고객에 대한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벌일 수 있는 마케팅 용도로서의 활용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투쉐이는 올해 신형결제모델 개발을 마치는 대로 내년중에는 우수아이아 호텔 이외 오프라인 상점 등에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셰는 더 나아가 이 시스템을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금 인출뿐만 아니라 이체할때도 지문으로 통해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바 CEO는 지문결제가 상용화될 경우엔 스마트폰도 필요없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바 생클레어(Sahba Saint-Claire) 그룹 CEO(좌측)와 개발자인 자비에르 페소(Javier Peso)가 페이터치의 후속모델인 투쉐이의 단말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새 단말기는 지문결제를 위한 최초 신용카드 등록부터 정확하게 손가락을 접촉하지 않아도 지문을 인식할수도록 기능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이데일리 DB]
정맥·심장 패턴 등 생체 활용 핀테크도 주목

투셰가 개발한 지문결제단말기뿐만 아니라 정맥 또는 심장 패턴 등을 활용한 생체 인식 핀테크 역시 주목받고 있다.

▲퀵스터가 만든 정맥인식 결제 시스템. 손바닥의 정맥 패턴을 파악해 결제하는 데까지 5초가 안걸린다. [사진=퀵스터 제공]
스웨덴 룬드대학교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퀵스터’(Quixter)라는 벤처회사가 만든 정맥 인식 결제시스템은 독창적인 핀테크 사례로 꼽힌다.

예컨대, 주변 소매점이나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비용을 지불할 때 지갑 대신 손바닥을 내민다.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패턴을 인식하는 스캐너에 손바닥을 올려놓으면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이어 결제 승인이 떨어지면 자신이 미리 지정해 놓은 계좌나 신용카드를 통해 돈이 빠져나간다.

은행업무가 아닌 일반 상품 결제에 정맥인식 결제방식이 적용된 것은 이 시스템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몸에 착용하고 다니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도 등장했다.

▲바이오님이 선보인 스마트팔찌 나이미. 심전도 센서를 이용해 심장박동을 인식해 개인정보를 확인한다. [사진=바이오님 제공]
캐나다의 벤처기업 ‘바이오님(Bionym)’이 선보인 ‘나이미(Nymi)’라는 스마트팔찌는 심전도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인식하고 각종 기기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제공한다.

나이미를 착용한 사용자가 매장에 들어가면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전송된다. 이렇게 되면 별도로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기기를 조작하는 과정 없이 팔찌를 단말기에 터치해서 물건값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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