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내 기업들간의 기업결합(M&A) 금액이 40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금액은 총 210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결합 건수는 571건으로 전년대비 14건 줄어들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덩치가 큰 기업들의 M&A가 늘어나면서 전체 M&A 금액은 4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총 210조원이 넘는 전체 기업결합 금액 가운데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금액은 38조2000억원(45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8조6000억원)보다 19조6000억원(105%) 증가한 것이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구조조정을 이유로 대규모의 M&A를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뤄진 국내 기업관련 M&A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우리투자증권(005940)의 NH농협증권 합병으로, 결합금액은 7조4828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010140)의 삼성엔지니어링 인수(6조6883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의 현대엠코 인수(2조339억원) △ADT캡스의 타이코화이어앤시큐리티서비스즈코리아 인수(1조9982억원) 등이 덩치가 컸던 M&A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 부실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회사들을 매각한 대기업집단들도 많았다. 동양그룹(2건·7000억원), 동부그룹(3건·5000억원), STX그룹(3건·80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기업집단이 비계열사를 기업결합한 경우는 160건으로 집계돼 1년 전(75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브루 인터내셔널 B.V의 몰트홀딩(OB맥주의 지주회사) 주식 취득(6조5000억원), 오릭스 코퍼레이션의 현대로지스틱스 주식취득(6000억원) 등이 지난해 이뤄진 주요 M&A 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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