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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측은 그간 홍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왔다. 그보다는 2위권의 안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경쟁을 벌였다. 상대적으로 홍 후보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렀던 탓이다.
홍 후보가 ‘돼지 흥분제’ 발언으로 지탄을 받을 때도 비판을 피해왔다. 안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등에게 “홍준표 후보가 사퇴하면 표심이 움직일까봐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선거판이 크게 요동치면서 문 후보 측에서도 ‘홍준표 때리기’를 시작했다. 선거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보수의 표심이 홍 후보에게로 쏠리는 추세가 확인되면서 더이상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놔둘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문 후보 측의 입장 변화는 오는 2일을 끝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홍 후보 측에서는 거듭 2·3위간 역전인 ‘실버 크로스’가 일어났다고 주장할 공산이 크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거쳐 안 후보에게 이동한 중도 보수 표심을 자신에게 결집시키기 위함이다.
법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이 먹힌다면 범보수의 결집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파악이 어려워진다. 사전에 싹을 잘라 홍 후보에게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홍 후보와 안 후보 간 2위 싸움이 전개되면서 보수 결집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홍 후보에 대해서도 집중 견제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