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6·1지방선거에서 초대 `강원특별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강원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최문순 전 지사가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보수 진영이 열세인 지역이었다. 그러나 `정권안정론`을 등에 업은 김 당선자가 갖은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0년부터 꾸준히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강원도민들이 12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1일 오후 강원 원주시 단계동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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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 당선자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김 당선자는 54.9%로 이 후보(45.1%)를 오차범위(±1.6~3.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이 후보와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김 당선자 간 맞대결이 벌어진 곳으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였다. 앞서 최문순 전임 지사가 3선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후 11년 만에 새로운 후보들이 맞붙은 곳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됨에 따라 김 당선자는 초대 강원특별도지사가 된다. 해당 법에 따르면, 강원도는 내년 6월부터 연 3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 확보 및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다.
김 당선자가 당의 후보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서기까지는 그야말로 `기사회생`의 과정이 있었다.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과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 등에 발목을 잡혀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었다. 이에 반발한 김 당선자는 단식농성을 불사했고, 결국 경쟁자였던 황상무 전 KBS 아나운서를 제치고 최종 후보가 됐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김 당선자는 중도층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간 `극우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확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그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반려동물 봉사를 하며 ‘유기견의 아빠’가 되기도 했고, 리조트 고객의 가방을 들어주는 `벨보이`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당선자의 노력에 더해, ‘윤풍’(尹風)이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원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김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힘 있는 여당 도지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준석 당 대표도 강원도를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윤 대통령과 함께 예산 폭탄을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출구조사 발표 후 인터뷰를 통해 “아직 출구조사일 뿐이고 당선증을 받아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레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반도체 거점도시 육성 △금융기관 등 공공기관 유치 △강원도 제2청사 신설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