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리포트)`게임한류` 이기는 게임을 하려면

  • 등록 2007-03-20 오후 6:06:59

    수정 2007-03-20 오후 6:06:59

[이데일리 이대희기자]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입니다. 지난 1995년 넥슨이 개발한 `바람의 나라`에서 시작한 온라인 게임 열풍은 리니지, 라그나로크, 마비노기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낳으며 거세게 불었습니다. 해외진출 역시 활발하게 이뤄져 어느새 온라인게임은 `또 다른 한류열풍을 낳는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들어 국산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영 맥을 못 추는 듯 합니다. 증권부 이대희 기자는 콘텐트를 강화하지 않는 한 이같은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인기만화 시리즈 `사우스파크`에는 네 명의 초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지난해 인기를 끈 에피소드 중 한 소재로 온라인게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 소년들이 인기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빠져 식음을 전폐하고 레벨업(캐릭터 강화)을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여기서 한 소년이 접속한 유저가 많다고 놀라자 다른 아이는 "신경쓸 것 없어, 대부분은 한국의 게임광들이야"하고 넘어갑니다.

한국의 게임열풍이 얼마나 유명한지를 잘 드러내는 사례죠? 실제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은 가장 큰 시장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로도 한국 게임업체의 합산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로 게임환경도 우수합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국은 전체 시장의 18%(9억6000만달러)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게임 한류`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 관한한 국내 최고자리를 지키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은 여전히 발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된 데다 외산 온라인 게임의 한국시장 공세도 만만찮은 상황입니다. 한때 50%를 넘어섰던 국산 온라인게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작년 20%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특히 콘솔게임(전용단말기를 가진 비디오게임)에 강점을 가진 외국 대형 게임개발사들이 속속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현재 세계적으로 1000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제 `배트맨 비긴즈`로 유명한 레전드리픽처스의 제작으로 영화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라는 메리트를 갖고 있는 국산 게임업체가 그 이점을 살려가지 못했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들립니다. 특히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위기론도 등장합니다. 

이같은 위기의 근본이 바로 `콘텐트 부족`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죠. 

"워크래프트만 하더라도 1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관련 소설이 여러권 나올 정도로 스토리가 풍부한 데다 카드게임과 영화, 온라인게임 등으로 그 프랜차이즈를 넓혀가고 있죠. 하지만 국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경우 콘텐트를 축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질적으로 외국산 게임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거죠"

콘텐트가 부족하니 온라인게임업체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바로 하드코어 유저(게임 몰입 정도가 매우 강한 유저) 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게임에 목숨 건` 게이머 외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스토리나 캐릭터의 네임밸류로 승부가 안되니 중독성 있는 게임콘텐트 외에는 유저에게 소개해 줄만한 내용이 점차 줄어드는 셈입니다.

주말을 이용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즐기고 있다는 직장인 김아무개씨(29세)는 "국산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단순 반복 콘텐트에 집착하는 것 같은데 외국 게임들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주더라구요"라고 말하며 질적인 측면에서 외국산 게임의 만족도가 더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하드코어 유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대박`이 불가능합니다. 게임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여지를 곳곳에 만들어줘야 합니다. 게임 자체의 스토리를 강화해야 이야깃거리가 많아집니다.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워해머` 시리즈는 수만년의 세계사를 가공해내 그 안에서 특정 시기의 이야기만 시리즈별로 게임화합니다.

이같은 시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일본의 건담시리즈와 드래곤볼은 국산 게임개발사의 제작으로 온라인게임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남의 프랜차이즈를 빌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성공한 `우리의 캐릭터`가 없이는 언제까지나 남의 것을 빌려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넥슨이 히트작 `카트라이더`의 캐릭터를 세계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혀 관심이 갑니다.
 
슈퍼마리오나 손오공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의 역사밖에 갖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는 자세는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판타그램에서 제작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호평받은 `킹덤언더파이어`는 전략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을 혼합한 독창적 진행도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만만찮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로보트 태권브이가 30년만에 재개봉했습니다. 디지털 작업을 거쳐 나온 이 만화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로보트 태권브이는 국산 캐릭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팬층도 두꺼운 편입니다. 관계자 여러분, 혹시 `로보트 태권브이 온라인`은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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