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권리 주장하다 총상입은 말랄라, FT '올해의 여성' 선정

"35~40살쯤 파키스탄 총리 돼 가난한 아이 돕겠다"
  • 등록 2013-12-16 오후 3:56:59

    수정 2013-12-16 오후 3:56:59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다 이슬람 테러단체 탈레반 총격을 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파키스탄 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선정 ‘올해의 여성’에 뽑혔다.

FT는 “여성의 교육과 평등권을 위해 싸운 말랄라의 헌신과 용기에 세계가 놀랐다”며 지난 14일자 주말 특별판 표지를 말랄라 얼굴로 장식했다.

말랄라는 영국 BBC방송 웹사이트에 지난 2009년 탈레반에 점령된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계곡의 참상을 알리는 일기를 쓰면서 파키스탄 여성에게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는 글을 남겨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탈레반 무장괴한의 총격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은 뒤 영국에서 대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말랄라는 지난 7월 미국 유엔(UN) 뉴욕본부에서 “전세계에 만연한 문맹, 빈곤,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서는 책과 펜을 집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라고 호소했다.

말랄라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사가 되겠다던 자신의 꿈도 바꾸었다. 그는 20~25년 후 의회를 이끄는 파키스탄 총리가 돼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말랄라는 지난해말 시사주간지 타임의 ‘2012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으며 지난 10월에는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유엔은 11월10일을 ‘말랄라의 날’로 정했다.

FT는 최고경영자(CEO)로는 웨이 쑨 크리스티안슨(Wei Sun Christianson) 모건스탠리중국 대표를 꼽았다. 크리스티안슨 CEO는 “금융서비스업계 여성들이 미국·유럽보다 중국에서 더 차별 대우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교 부문에서는 사만다 파워가 선정됐다. 그는 올해 43세 나이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오르며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초에는 내전을 통제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기자 출신인 파워는 1990년대 후반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기사로 유명세를 탔고 2002년 발표한 저서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세계적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 가수 레이디 가가 등이 FT 올해의 여성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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