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체, 지분 매각 위해 매력 뽐내기 나선다

亞·남미 투자 위해 일부 지분 매각 결정
인수전 참여 유명 사모펀드 대상 세부사항 공개
  • 등록 2013-11-04 오후 2:35:17

    수정 2013-11-04 오후 2:35:17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분 매각에 나선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베르사체(Versace)가 이달 말로 예정된 경쟁입찰 2차 라운드를 성사시키기 위해 사모펀드(PEF)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르사체 지분 20~30% 인수전에 뛰어든 투자자 명단 가운데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구찌 소유주였던 바레인 투자회사 인베스트코프, 세계적 PEF 블랙스톤, 지난해 발렌티노를 매각하고 현재 휴고보스를 보유중인 영국계 PEF 퍼미라 등이 포함돼 있다. 그밖에 이탈리아계 전략펀드 FSI와 프랑스 PEF 아디안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응찰한 인수 후보자들은 베르사체에 입찰가격과 창업자 집안의 지배구조 관련 세부사항을 공개할 것을 베르사체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베르사체 경영진은 오는 25일 지분 인수자를 결정하기 전 후보군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베르사체 지분은 창업자 고(故) 지아니 베르사체의 여동행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20%, 형 산토 베르사체 30%, 조카 딸 알레그라 벡이 50%를 나눠갖고 있다. 이들 창업자 집안은 전체의 33%를 넘지 않는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베르사체는 현재까지 외부 투자 없이 살림을 꾸려운 몇 안되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소식통은 베르사체가 8억5000만유로(약 1조2180억원) 이상의 인수 제안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세전·이자지급 전 이익(EBITDA) 7000만유로의 1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베르사체가 최근 몇년간 지안 자코모 페라리스 베르사체 최고경영자(CEO) 경영체제 하에서 재정회복에 성공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 때 적자에 빠져있던 베르사체는 지난 2009년 페라리스 CEO를 독일 패션브랜드 질샌더로부터 영입한 후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4억870만유로, 글로벌 판매량은 40% 늘어난 2억2450만유로를 기록했다.

흑자세를 회복한 베르사체가 굳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아시아와 남미 투자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베르사체는 앞서 지난 4월 미국 대형은행 골드만삭스와 이탈리아 2대 은행 인테사상파울로(Intesa Sanpaolo)에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맡겼다. 지난 1월 한국법인 베르사체코리아를 설립하면서 7년만에 한국에 다시 발을 들여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르사체는 또 3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투자회사 엑산BNP파리바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베르사체는 기성복 시장에 많이 진출해 있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국제적 입지가 제한적인데다 ‘긴축 미니멀리즘(austerity minimalism)’ 추세에 역행하는 ‘맥시멀리스트(maximalist)’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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