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무조사 예고-남대문·동대문 상가는?

집단상가, "무자료는 관행…왜 나쁜지 교육부터 시켜라"
  • 등록 2007-02-01 오후 4:24:22

    수정 2007-02-01 오후 4:28:51

[조세일보 제공] 남대문·동대문 등 집단상가 상인들이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 예고가 나간 이후 '아차'하는 우려를 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가 하면, 세무조사 경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애써 자위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인들은 "여기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무자료 거래가 관행일 뿐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무자료 거래라는 개념자체가 없는 상인들에게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앞서 상인들의 잘못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23일 남대문과 동대문 등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3000억원 대의 가짜세금계산서를 끊어 준 자료상조직을 적발하고, 이를 계기로 집단상가를 향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설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 예고소식이 전해진 이후의 집단상가 상인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 언제까지…이제는 당당해지자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남대문을 비롯한 동대문 의류시장, 약령시 등 집단상가의 상인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우리가 자료상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아야 하느냐. 이제 어떻게든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남대문과 동대문 집단상가 자료상 적발 소식에 한숨과 함께 자조 섞인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남대문 상가 번영회 한 관계자는  "늦었다고 생각될 때라도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정화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상인들을 직접 만나 자료상 근절과 성실신고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 무자료 유혹…상인들은 뿌리치기 힘들었다

남대문에서 악세사리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었지만 먹고살려니 상인들이 무자료 거래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지금은 저렴한 중국산으로 인해 물품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져 한 두 푼도 아까운 상인들이 많다"면서 "그들에게 가장 달콤한 유혹은 아마 탈세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마도 영세 상인들은 국세청이 무자료 거래 실태에 대한 세무조사 방침을 밝힌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상가차원에서 자정활동도 중요하겠지만 상인 스스로 무자료 거래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세무서가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대문에서 카메라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새 제품 판매보다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가 필요하지 않은 중고물품에 대한 거래가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무자료 거래라는 개념자체가 없는 것이 업계의 생리인데, 무슨 자료를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침에 대해 이 상인은 "세무서에서 우리가 하는 판매행위를 보고 무자료라며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본격적인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앞서 상인들에 대한 교육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대문 의류상가 "자료상 적발이후에도 무자료거래 여전"

동대문 의류상가의 한 상인은 "대형 자료상을 적발했다지만 자료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쓰는 상인들은 왜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전체 세무조사 방침으로 애꿎은 영세상인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자료상을 묻기 전에 주변부터 둘러 보라"면서 "국세청은 집단상가 모두를 두고 칼을 뽑지 말고 탈세 혐의가 큰 규모의 사업자들부터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분명 누군가의 잘못이 있었겠지만 그 일부의 행동으로 자신들까지 피해가 올까봐 걱정"이라며 "당장 방송에서 우리 상가가 범죄자인 듯 보여주면 소비자들부터 우리를 의심하고 잘 찾아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반면, 동대문 의류상가 상인 일부는 남대문 집단상가들 상인들에 비해 다소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대문 의류상가 협회 관계자는 "무자료 거래가 완전 근절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불과 1∼2년전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젊은 사업자들이 인터넷으로 의류 사업을 많이 시작하면서 그들을 중심으로 세금계산서·영수증 작성 등에 대한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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