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미국 고압탱크업체를 인수하며 그린수소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고압탱크업체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시마론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23년간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 벤처로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수준의 고압탱크 기술력을 보유했다. 딜레이는 우주선용 고압탱크 특허를 비롯해 경량 탱크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시마론은 2015년 NASA에서 독립해 현재 미국 앨러바마주 헌츠빌에서 대형 수소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인수 금액은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내에 인수 작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마론의 ‘넵튠’ 탱크는 2000ℓ급 초대용량의 ‘타입4’ 복합소재 제품으로 동일 용량 탱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 저장이 가능하다. 40피트(12m) 수소 운송용 튜브 트레일러에 넵튠 탱크를 적재하면 수소 1200kg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철강 재질의 ‘타입1’ 탱크에 비해 운송량이 약 4배나 많다. 특히 시마론의 고압탱크는 가스를 100%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고압 가스탱크는 남은 가스 용량이 전체 탱크 용량대비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탱크 수축으로 파괴된다. 시마론은 이 문제를 해결,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였다.
또한 시마론은 2010년 미국 상업용 우주선업체 ‘스페이스X’에도 프로토타입 고압탱크를 공급한 바 있다. 2014년부터는 ‘스페이스X 팰콘’(Falcon)9 로켓에 들어가는 탱크도 판매했다. 2015년 이후에는 산업용 탱크로 사업 분야를 확대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설비 증설 자금 등을 합쳐 오는 2025년까지 시마론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 태광후치킨의 수소탱크사업 인수를 통해 수소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국내에선 태광후치킨을 통해 수소 기반 드론(무인 비행체), 승용차, 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하고, 해외에선 시마론을 통해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나 충전소에 들어가는 탱크를 생산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시마론의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활용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항공 우주, 선박용 액화가스탱크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류두형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 대표는 “이번 인수로 탱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고압 탱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수소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 시마론 넵튠 타입4 탱크(수소 운송용 트레일러에 적재되어 운송되는 40피트 탱크). (사진=한화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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