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 시장 성장세 꺾여 한국도 내수시장 키울 때"

지한파 경제학자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 교수 주장
일본과 제조업 분야 경쟁은 더이상 무의미
AI나 로봇산업, 의료 분야 등 4차산업에서 협력 필요
  • 등록 2016-10-19 오전 11:36:55

    수정 2016-10-19 오전 11:54:48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오세다대 교수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일 협력 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국과 일본은 더 이상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자가 아니다”.

지한파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학교 교수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플라이체인 변화 한일의 대응’ 세미나에서 “하드웨어 제조 측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와 ‘메이드 인 재팬’의 대결 구도는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기업 간에 국경이 없는 상황에서 중공업 등 하드웨어 측면의 한일간 점유율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중화학 분야 기업 재편으로 업체 수가 줄어들고 큰 설비 투자도 안 하고 있다”며 “한국의 중화학 산업 경쟁자는 중국이지 일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이 일본 등 다른 국가의 비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이 일본과 비교해 대기업은 경쟁력이 있고 중소기업은 취약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TFP(총요소 생산성)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상위 5% 기업 평균과 하위 5% 평균을 비교해보면 상위는 일본이 격차를 오히려 벌리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라 볼 수 있는 하위 5%는 한일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기술 무역 부문에서는 일본이 수출하고 한국이 수입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한일간 체결국의 숫자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후카가와 교수는 “다자간 협정인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는 한일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부분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과거 일본이 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비관적으로 본다”며 “중국은 채무는 일본이 1990년대 버블 붕괴 당시 GDP 대비 130%였던 것을 넘어 170~180%에 달하고 있어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중·일간 3자 협력에 대해서도 후카가와 교수는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한국 국회가 비준하려고 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전형적인 예지만 일본은 해양세력이라 아세안이나 인도로 진출을 원한다”며 “일본은 3국간의 협력 사고가 약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양국 협력이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협력할 분야에 대해서는 하드웨어보다는 AI(인공지능)이나 첨단물류, 차세대 교통물류, 로봇 산업,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으로 봤다.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은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 지출을 줄여야하고 노동 연령을 높이기 위해 70세 노인도 입고 짐을 나를 수 있는 로봇 수트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의 벤처기업들도 이런 첨단 분야의 일본 진출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무역이 이미 성장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GDP 대비 세계 무역 규모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한국도 세계적 무역 감소 시대를 대비해 이제 일본처럼 내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혁신이 없이는 국내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한일 양국이 비슷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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