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목 메는 韓수출…부가가치 늘었지만 취업유발 줄었다

대한무역협회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 발표
지난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6%p, 3년래 최고
백만 달러당 취업유발인원 2명인 반도체 비중 가장 커
  • 등록 2021-10-01 오후 2:18:55

    수정 2021-10-01 오후 2:26:03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우리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수출이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취업유발효과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나 전기장비 등 다른 제조업 분야보다 취업유발인원 수가 적은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30일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밝혔다. 반도체와 같이 취업유발인원이 적은 품목으로 수출 의존도가 집중되면서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나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은 늘고 있지만, 고용 부문의 기여도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에 전년 대비 0.9% 감소하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출 항목별로는 민간소비(-2.4%포인트)가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정부지출(0.8%포인트), 순수출(0.5%포인트) 등이 방어했다.

특히 수출이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추정할 수 있는 부가가치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로 높아진다. 실제로 코로나19 타격에도 수출이 유발한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출이 유발한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전년 대비) 2018년 0.6%에서 2019년 2.2%, 2020년 2.9%로 높아지고 있다.

수출이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비율(명목기준)도 전년 대비 1.1%포인트 오른 63.3%를 기록했다. 2018년(62.5%), (62.2%)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의약품·의료용품 등 바이오헬스 수요가 확대된 것과 더불어 반도체, 컴퓨터 전산기록 매체(SS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선전으로 수출의 부가가치율이 확대된 영향이다.

품목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이 수출액 대비 창출한 부가가치 비율은 62.3%에 달한다. 제조업 내 품목 분류별로는 반도체(20.6%), 컴퓨터 및 주변기기(1.8%), 의약품(1.5%), 화학제품(2.9%) 등의 부가가치 유발액 증가세가 컸다.

반면, 수출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만들어진 일자리 규모는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출의 취업유발인원은 344만명으로 전년대비 8만4000명 감소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 대비 12.8% 수준이다.

수출이 창출한 일자리 규모가 감소하는 것은 다른 제조업에 비해 취업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약 2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료=한국무협협회
지난해 반도체 수출 백만 달러당 취업유발인원은 2.47명으로 나타나 선박(9.17명), 자동차 (9.13명), 일반기계 (8.97명)등 뿐만 아니라 제조업 평균(6.17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도체와 컴퓨터는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크지만 취업유발효과는 작은 것이다. 반면, 식료품은 수출액과 부가가치 유발액 규모가 작은 산업이나 수출 백만 달러당 취업유발인원은 17.79명으로 제조업 전 산업 중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수출 업종에 따라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취업유발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수출 기업 지원책 마련 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강성은 연구원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화학, 전기차, 반도체 등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 지원책이 필요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특수기계, 식료품 등은 업종 특성에 맞는 고용 지원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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