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국정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과 야3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청와대의 정면 돌파를 용납해선 안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분명히 후문퇴진을 하게 될 것이다. 앞문으로 걸어 나오지 못하고 뒷문으로 도망치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최 선생, 저 길라임 대통입니다’ 이런 전화하는 대통령과 우리가 어쩌면 함께 살았을 수 있다. 도대체 이런 총체적 비리와 파렴치함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 친박계는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제가 박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하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김종필 전 총리가 5000만명이 달려들어도 끄떡 않을 것이라고 하니 국민들도 믿기 시작했다. 저는 그제 대통령 변호인의 그 파렴치한 회견을 보고 ‘큰일났다. 반격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제 청와대에선 정면돌파를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박 대통령은 100만의 촛불 시위를 확인했고, 모든 국민이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했다.
검찰은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대통령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서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모든 증거가 나왔다. 정호성 전 비서관 메모장서도 이런 것들이 확인됐다. 이제 검찰은 대통령을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조사해야 한다. 안 전 수석 시켜 대기업서 재단출연을 강요했고, 그 대가로 CJ 회장의 사면, 롯데 비자금 수사 무마, 부영 세무조사 무마, 국민연금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강요했다. 오죽하면 검찰이 대통령에게 연루된 모든 혐의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하겠느냐”며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이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 자신에 대한 수사는 변호인 통해 온 몸으로 막고, 엘시티 게이트만 철저히 수사하라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이중잣대”라며 “최순실 공소장에 대통령 이름이 없다면 누가 검찰 수사를 믿겠나. 대통령은 아무리 식물 대통령이라도 대통령다워야 한다. 대통령은 당신 말씀을 지켜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김기춘 헌정파괴 게이트, 엘시티 이영복 게이트는 모두 청와대와 통한다는 것 잘 알고 있다. 검찰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당당히 가야 한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와 관련해 “어제 법사위에서 여야 3당합의로 된 특검법에 대해서 법사위원장과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를 해서 오늘로 넘겨졌다. 만약 오늘 본회의서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저는 촛불이 새누리당을 향하고 우리 국회를 향한다고 어제 발언했다. 과거 19대 국회 초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도 야당이 추천하도록 협상한 당사자가 바로 저다. 어떻게 대통령이 자기를 수사할 특검을 자기가 임명해서 받나. 모든 국민이 자기를 수사할 검사를 지명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백만 촛불을 보고도 이렇게 할 수 있는지 참으로 가관”이라고 힐난한 뒤 “오늘 법사위서 반드시 여야 합의로 통과돼 본회의서 특검법을 처리해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덜어주자”고 호소했다.
| 청와대의 버티기 고민스러운 박지원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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