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발 위기에 美 NYCB·日아오조라銀 줄줄이 급락

아오조라은행, 1분기 2500억원 손실에 주가 15%↓
고금리 장기화에 美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 눈덩이
NYCB, 작년 4분기 3400억 손실…배당금 70% 축소
"韓 은행도 日과 비슷한 전략…부실 대출 노출"
  • 등록 2024-02-02 오후 1:50:43

    수정 2024-02-02 오후 2:40:5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에 이어 일본 아오조라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내는 등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 여파가 세계 각국 은행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오조라은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일본 내에서 곤경에 처해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아오조라은행은 1분기 280억엔(약 254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기존 전망치는 240억엔(약 2170억원)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었다.

아오조라은행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입비용이 불어나면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서다. 특히 팬데믹을 기점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공실률까지 치솟자 오피스 부동산 가치는 빠르게 급락했다.

아오조라은행은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부실 대출이 각각 1억7100만달러(약 2260억원), 1억2700만달러(16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오조라은행은 미국 오피스 시장 관련 부실 대출액이 7억1900만달러(9530억원)에 달한다.

작년 11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달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날 아오조라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 넘게 빠지고 있다. 전날 20%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프리 드 실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핵심 자산에 많이 노출된 것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등 수익성을 다각화한 은행의 경우 핵심 대출 이외의 부문에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손실을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타격을 받은 곳은 아오조라은행 뿐만이 아니라”며 지적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실제로 NYCB는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이 5억5200만달러(약 7350억원)로 크게 늘었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10배나 많은 규모다. 또한 4분기 2억5200만달러(약 3400억원) 손실을 기록, 배당금을 1주당 17센트에서 5센트로 70% 줄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의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강등을 검토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NYCB의 수익 추정치를 들여다보고 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등 다른 은행들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NYCB의 부실에 투심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간밤 NYCB는 전 거래일보다 11.13% 하락한 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7.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10달러대였던 주가는 반토막났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여파는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작년 4분기 미국 부동산 관련 손실 충당금을 전년보다 4배 많은 1억2300만유로(1780억원)를 쌓았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오피스 익스포저는 전체 대출의 1.5%에 불과하지만,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면 23%까지 치솟는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도 은행과 펀드 매니저들이 아오조라은행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에 묶인 부실 대출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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