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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64%를 기록하며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36%)를 28%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은 앞서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며 이미 안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안 당선자는 2012년 대선 이후 10년간 제3당 후보로 뛰다가 양당 후보로 뛰어 오랜만에 ‘이기는 선거’를 맛봤다. 여당 국회의원으로 금배지를 단 안 당선자에게 ‘당권’(黨權) 쟁취 후 대권 도전이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안 당선자는 당내 입지부터 차근차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안 당선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다음 행보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 인수위원장 등을 거치며 외부에서 존재감만큼은 확실해졌지만 아직까지 국민의힘 내 ‘안철수 사람’으로 불릴 만한 사람이 많지 않다. 일차적으로 원내로 진입해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힘 안에서 세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안 당선자는 대통령 선거 때부터 윤석열 당시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치며 당내 ‘윤핵관’들과도 잡음이 많았다. 이들과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단일화 합의에 따라 합당까지 이뤄지긴 했지만 오랜 갈등을 회복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견원지간인 이준석 대표 거취에 따라 안 후보의 입지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아직 1년이 남은 상황이다. 이번 보궐선거로 안 당선자가 원내에 들어오며 이 대표와 부딪힐 일이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차기 당권 재도전에 나선다면 마찰이 불가피하다. 안 당선자는 지난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당권 재도전 가능성에 대해 “그건 본인의 판단이고 본인의 자유다. 나가겠다는데 누가 막는 사람이 있겠냐”고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권 도전이 아니라면 ‘차기 총리’로 행보를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자로 입각해 국정운영 경험을 쌓은 뒤, 곧바로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그림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무래도 아직은 완전히 국민의힘에 융화됐다고 볼 순 없다. 차기 당 대표 문제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인수위원장으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에 여당 정치인으로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긍정 평가가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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