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내성균 출현, 항생제 개발 이전 시대로 회귀”

불필요한 질병에 복용치 않고 남겨둔 항생제 먹지 말아야
  • 등록 2016-08-11 오전 11:28:13

    수정 2016-08-11 오전 11:28:1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정부는 글로벌 공중보건에 큰 위협으로 떠오른 항생제 내성균(슈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감기 항생제 처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지난해 기준 44%인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절반 수준인 22%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적적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을 대상으로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를 1%를 가산·감산한 것을 오는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지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항생제 내성균은 인류를 항생제 개발 이전의 시대로 회귀시키고 있다”며 “내성균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항생제 내성과 관련해 주요 일문일답 내용이다.

-항생제 내성이란 무슨 의미인가.

△항생제를 사용하면 대상 세균 중 일부에서 돌연변이 즉, 유전자 변이가 발생해 항생제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있는 세균만 살아남아 증식하게 돼 내성균이 만연하게 된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어들고, 소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경우에는 치료할 항생제가 없어진다.

-항생제 내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항생제는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페니실린이 개발됐을 때 사람들은 이를 ‘기적의 약’이라고 불렀다. 항생제 개발 이전의 시대에는 본인의 면역력에 따라 감염 질환의 치료 여부가 결정됐으나, 항생제의 등장으로 감염 질환은 치료의 영역이 됐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은 인류를 다시 항생제 개발 이전의 시대로 회귀시키고 있다. 항생제 내성균이 만연하게 되면 단순한 상처만으로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오늘날 흔하게 이뤄지는 각종 의료 행위(수술, 항암치료 등)들에 대해서도 감염을 두려워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

△감기 등 항생제 사용이 불필요한 질병에 대해서는 복용하지 않고, 남겨 둔 항생제를 임의로 먹지 않아야 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항생제 내성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국과 비교해서 감기(급성상기도염) 항생제 처방 실태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감기(급성상기도감염)에서 항생제 처방률은 2002년 73.3%에서 2015년 44%로 감세 추세지만 최근 4년간 44~45%로 정체돼 있다. 나라마다 급성상기도감염의 상병범위, 대상자, 분석단위가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호주 32.4%, 대만 39%, 네덜란드 14%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항생제 내성 관련된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003~2012년까지 국가 항생제 내성 안전관리사업을 진행하면서 주요 내성균 6종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표본감시체계를 구축했다. 항생제 다빈도 처방 질환인 감기 등에 대한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으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국가 중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요 내성균의 보고건수 및 내성률 감소도 뚜렷하지 않아 더욱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 이번 대책 수립 시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5개년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과제 이행 점검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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