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경련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은 5조3000억 달러 규모로 세계 자동차 시장(1조7000억 달러)의 3배, IT시장(2조9000억 달러)의 1.8배에 달할 만큼 거대한 시장이다.
특히 국내 식품산업은 1000조원이 넘는 중국 식품시장이 인접해 있고 아시아 한류 열풍 등으로 기회요인이 크지만, 현실은 이 기회를 충분히 누리고 못하는 실정이다. 상장된 식품사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네슬레의 60%에 불과하고, 식품 수출액 또한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업종 대비 10%미만 수준이다. 최근 3년(2011~2013년) 성장률도 1% 내외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덴마크·스웨덴과 같이 한국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한·중 (전북·칭다오) 식품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가주도로 추진 중인 전북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활용해 중국 칭다오와 연계하는 방안이다.
최근 칭다오에 한국농수산식품 물류센터가 개소했고 칭다오조리엔 그룹 등 중국 선도식품 기업들도 전북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이미 두 지역 간 식품산업 교류도 활발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중 식품클러스터 조성으로 각 국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공동 연구할 수 있고, 통관절차 간소화 및 비관세장벽 완화를 통해 양국에 긍정적인 경제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는 인삼 생산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삼 가공기술로 ‘진사나(Ginsana)’ 등 제품을 생산해 연간 3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35년간의 투자로 진세노이드 성분 표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과거 인삼 종주국으로 불렸던 한국의 생산은 중국의 절반, 수출은 캐나다의 75%, 최대 인삼시장인 홍콩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에 자리를 내줬다.
종주국의 위치를 되찾으려면 천삼, 지삼, 별대, 왕왕왕대, 황왕왕대, 1채, 1근 등 판매업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국내 인삼시장을 체계를 표준화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농업법인 선키스트는 6000여 오렌지 농장 각각의 상품을 ‘Sun Kissed(태양이 입맞춘)’ 브랜드로 통합해 100년 이상 명성을 유지해왔다. 현재 선키스트 브랜드는 오렌지, 쥬스, 비타민 등 86개국 800종류 이상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쌀 브랜드는 1383개에 달한다. 이천쌀, 철원 오대쌀, 대왕님표 여주쌀 정도가 소비자 인지도 5% 이상 일 뿐 99% 가량은 거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전경련은 “한국판 선키스트가 나오려면 농업법인을 통해 품목별 대표 브랜드를 육성해 규모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4월 한국식품마이스터고가 개교하고 전문대학에 관련 전공이 개설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일례로 전통주류인 막걸리의 건강 상 효능 분석이 부족해 수출 시 홍보 콘텐츠 부족, 품질 유지 발효법 개발이 미흡해 단순 감미료 첨가로 유통기한을 늘려 맛을 저하시키는 등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식품시장 규모가 기존에 최대 시장이던 유럽 지역을 넘어섰다”며 “한국산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을 기회 삼아 경쟁력 있는 식품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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