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종진 "바른미래, 이혼 앞두고 각방 쓰는 부부"

바른정당 인재영입 1호, 1년 반 만에 정치서 발 빼
"옛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 후회, 실험 실패"
"명망가 바보 아냐, 3등 보이는 바른미래 안 와"
"초등학교 때 배웠던 분수, 이번에 제대로 배워"
  • 등록 2019-01-04 오전 11:58:07

    수정 2019-01-04 오후 2:40:11

바른미래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기 위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바른미래당 당사를 찾은 박종진 전 앵커가 당사 문이 잠겨 있자 혼자서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옛 바른정당 인재영입 1호 출신 박종진(52) 전 앵커가 4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2017년 7월,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1년 반 만에 다시 전업 방송인으로 돌아가는 것. 신규 시사예능프로 진행을 위해 탈당한다고 밝힌 그는 바른미래당의 현 상태를 두고 “이혼을 앞두고 각방을 쓰고 있는 부부”라고 진단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부부로 표현한 셈이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미래당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후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박 전 앵커는 우선 “당적을 보유하게 되면 프로그램 진행이 어렵다”면서 “지금 정치적 현실은 분열의 시대고 혼란의 시대다. 생계를 위해, 집안 경제를 위해 열심히 농사를 짓는 게 정답이라 생각해서 탈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패널이라면 당적을 보유해도 상관이 없지만 진행을 맡아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나온 지금의 바른미래당을 두고 ‘잘못된 만남’이라 평했다. 박 전 앵커는 “당시에는 합당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어 찬성을 했다”면서 “유승민 의원은 끝까지 반대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나도 반대할 것”이라고 후회했다. 그는 “양 당간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며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만났는데 실험의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언주 의원을 포함해 보수 쪽 의원들의 마음이 떠난 상태”라고도 첨언했다.

그는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도 “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만 믿고 있다”며 “명망가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3등이 눈에 보이는 바른미래당으로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진 전 앵커가 4일 오전 바른미래당 서울시당에서 탈당계를 작성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
지난 지방선거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두고는 “인생에서 너무 섣부른 행동이었다”고 반추했다. 그는 “정치부 기자를 오래 했는데도 실전정치에는 아마추어 9급, 바보였다”며 “제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 전 앵커는 재선거 당시 손학규 대표의 출마설이 돌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손 대표와의 오해는 다 풀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앵커는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가 된 후 대변인을 맡아달라고 했다”면서 “당시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고 지역위원장 사무원 월급을 받았다. 재산이 없는 한 생계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할 수 없었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바른미래당 동참을 후회했다. 박 전 앵커는 “당시 민주당에 갔었으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을 것”이라며 “과거 노무현 지지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실 대못질(폐쇄) 사건’ 등으로 보수 성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극좌 극우가 만나 어찌 정치가 되겠느냐”며 “중도가 다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올 여지도 남겼다. 박 전 앵커는 “정치 선배들이 ‘정치를 하겠다, 안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건방진 행동이다’고 말했다”면서 “초등학교 때 분수라는 걸 배우는 데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오늘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의 ‘탈당식’은 순조롭지 않았다. 박 전 앵커는 오전 10시에 서울 여의도 바른미래당 중앙당사에 도착해 잠긴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당직자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아 15분여간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후 탈당계를 제출할 수 있는 서울시당으로 자리를 옮겨 우여곡절 끝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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