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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오르고 대출규제 심해져…예금으로 ‘역머니 무브’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 여윳 돈인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60조4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가계 자금 순운용 금액은 작년 3분기부터 30조원대에서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1분기들어 큰 폭 확대된 것이다.
1분기 가계 여유 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식,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가는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작년까지도 주택 마련을 위한 가계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이연된 팬트업 소비가 급증하며 가계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으나 올해부터는 반대로 저축성 예금을 늘리는 등 자산재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코로나19 지원금 등 가계 소득은 증가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투자 등이 둔화되면서 가계 순운용 규목 지난해 1분기 대비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자금 운용을 상품별로 보면 저축성예금, 금전신탁의 증가폭은 크게 확대된 반면 채권, 주식의 운용액은 줄었다. 가계의 저축성 예금은 작년 1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42조3000억원에 달했고, 금전신탁도 6조40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주식 자금은 16조원 증가에 그치면서 1년 전(52조2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채권 자금은 10조6000억원 감소, 1년전 9조원 감소한 것에 비해 더 큰 폭 축소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올 1분기 기준 가계 금융자산의 상품별 비중도 예금이 41.8% 직전 분기 대비 0.8%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채권과 주식은 각각 2.1%, 20.1%로 0.2%포인트, 0.7%포인트 줄었다. 국내주식 비중이 18.5%로 감소하는 동안, 해외주식은 1.7%로 0.1%포인트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가계가 지난 1분기 국내주식을 7조7000억원 취득하는 동안 해외주식은 8조3000억원으로 더 많이 사들인 영향이다.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코로나 지원 지속…기업·정부 순조달 증가
일반정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올해도 이어가면서 자금운용액이 53조원으로 1년 전 대비 12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고 자금조달액은 76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3000억원 더 늘어나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23조3000억원으로 1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써 가계, 기업, 정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16조4000억원으로 1년 전(26조3000억원)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었다.
한편, 1분기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2경 3388조70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말 대비 515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자금순환통계에 나타나는 모든 경제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합계로, 국내부문은 물론 국외부문(비거주자)의 금융자산이 포함된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이 22.6%로 0.7%포인트 줄었고, 채권 비중은 14.7%로 0.1%포인트 감소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가계의 금융자산 잔액은 4979조7000억원, 금융부채 잔액은 2270조900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