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피 말리고 살벌한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극한의 원가절감을 부르짖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살림살이는 바로 대다수 국민들의 이 같은 살을 깎는 절약과, 각자의 일자리에서 악바리 근성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가는 기적을 매일 만들어 나가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숭고한 노력과 헌신으로 꾸려져 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사상최악의 세계경제 침체란 악재 속에서도, 무역규모 1조 달러, 세계경제 10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등극이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대한 국민들의 희생과 헌신에 찬물을 끼얹는, 아니 한번 뛰어 보겠다고 안간힘을 다하는 국민들의 발목을 잡아채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바로 우리나라 통상외교와 미군기지 이전 협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협상실책들이다.
외교통상협상의 쾌거라며, 이제 대한민국의 국운이 욱일승천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한미FTA, 한EU FTA 체결 성공으로 잘 나가는 연예인 버금가듯 연일 성공신화를 매스컴에 쏟아 내고, 관련 고위인사들의 승진과 영전 소식을 접한 게 엊그제였다.
그러나 그 모든 FTA협상신화와 영광은 미국 의회의 기약할 수 없는 비준지연 장기화, 오역 만발 한글 협정문 기사로 급속히 퇴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연 우리정부가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말들을 과연 믿어도 되는 건지 이젠 근본적인 국가와 국민간의 신뢰 문제까지 비화되고 있다.
어찌 날이 가면 갈수록 잘 되었다는 뉴스는 없고, 뭐가 잘 못 되었네, 무엇을 놓쳤네, 상대국의 끈질긴 요구에 도로 물러 주었네 라는 뉴스만 쌓여가니, 이젠 조간 신문 보기가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심장이 부정맥을 앓을 지경이다.
아등바등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지금 우리 정부의 외교협상운영은 한마디로 외마디 비명 그리고 배신감마저 솟구치게 할 만큼 허탄하기 짝이 없다고 밖에 달리 말할 길이 없다.
어떻게 이룬 나라살림인데 이러다 거덜나는 거 아닌가 우려될 지경이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
우리나라 외교 공무원은 과연 첨예한 국제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조직이며 역량이 되는 가 확인하고 싶다.
회전문 시스템을 알려진 미국의 행정조직은 정권 교체 시 혹은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공무원이 아닌 민가 외부 전문가가 해당 공무직에 부름을 받아 일정 기간 책임과 역할을 맡아 명예롭게 업무를 수행하다 임무가 완료되면 다시 민간기구와 기업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태생적으로 행정전문가인 공무원들의 특성상, 복잡다단하고 첨예한 협상에 해당 공무원의 역량으로는 부족 혹은 부적합함을 고려하여, 특정 행정업무가 아닌 ‘협상’만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전담 지원하는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미국정부의 국내외 주요협상에 고도의 전문화된 협상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즉, 행정직 공무원 조직 및 인력과 협상전문 조직과 인력을 분리 운영하면서, 특히 외교부문에 있어서의 협상문제에 있어선 외부로 드러내지 않은 체 철저한 협업으로 성공협상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엘리트 그룹인 외교통상공무원분들의 애국충정심과 결연한 보국의지는 의심 없이 인정을 넘어 경의를 표한다.
그렇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나타나듯, 고시과목에도 없을뿐더러 강대국의 힘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극도로 치밀한 국제협상력을 현 외교공원이나 체계로선 사실상 감당할 수 없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또한, 그 실질적 해결책의 일환으로, 국익과 국격 그리고 나라의 근본인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하루속히 국제협상전담조직을 새롭게 신설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동시에, 역량 있는 민간 국제협상전문가들을 발굴하고 과감히 정부 내로 과감히 끌어들여 국제협상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협상대상국들과의 외교, 통상, 군사 분야에서 더 이상의 협상실패가 없도록 대한민국만의 국제협상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공직자로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장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아 국가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함이 공작자로서의 소명일 것이다
박상기 BNE글로벌 협상컨설팅 대표, 연세대 협상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