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맏형 KT그룹 '경영공백 사태'

KTF 이어 KT사장도 구속·사퇴
합병·정기인사 전면중단 등 '경영마비'
  • 등록 2008-11-05 오후 7:18:56

    수정 2008-11-05 오후 7:28:18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KT그룹이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상황을 맞았다.

조영주 전 KTF 사장에 이어 남중수 KT 사장까지 남품비리에 휘말리며 구속돼 사퇴했다. KT그룹의 핵심 CEO가 모두 구속,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로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CEO 부재에 따른 경영 차질도 심각하다.

KT(030200)·KTF(032390)의 경우 합병 문제를 비롯해 IPTV, 와이브로, SoIP 등 전략적으로 판단해 끌고가야 할 사업과제들이 산적하다. 이미 KT는 연말 정기인사와 KTF와의 합병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최고경영자 없이는 일 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사실상 주요 경영활동이 중단됐다.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KT그룹은 오너십이 없는 기업인 만큼, 최고경영자의 부재는 기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성장침체 겹쳐..내년이 위기

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2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 감소했다. 올 2분기와 비교해선 10.4%나 줄었다.

그나마 인건비·마케팅비 등을 줄여 만든 성과다. 올해 이미 경영목표를 낮춰 조정한 상태지만, 목표달성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비용이 아니다. 주력사업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한계가 온 것이다.

KT가 주력사업으로 진행중인 국내 유선전화 서비스 시장의 경우 올해는 지난 6년에 걸친 매출 7조원 시대를 마무리하고 6조9000억원의 초라한 시장으로 전락할 운명이다. 이러한 매출 하락은 내년에도 지속돼 올해대비 약 2000억원 감소한 6조7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전화 서비스는 2001년 8조3000억원 매출규모를 달성한 이후 200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평균 2000억원씩 규모가 축소되어 왔다.

KT경영연구소는 유선전화 서비스 시장 축소 분위기는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으로 인해 유선전화 가입자 수는 올해말 2286만명에서 내년말에는 2250만명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내년 인터넷전화 서비스 매출액은 올해 전망치 2100억원 보다 600억원 증가한 2700억원이 될 전망이다. 가입자 규모도 820만명으로 올해대비 420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PTV·와이브로 투자결정 누가?

KT가 유선통신시장의 대안으로 찾은 것이 IPTV다.

올 11월중 지상파방송사와 재전송 협상이 마무리되면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 투자할 돈이 만만치 않다. IPTV 안정화를 위해 초고속인터넷 전국망 품질을 높여야 한다. 또 케이블TV와의 경쟁을 위해 지상파방송 재전송료 등 콘텐츠에 들어갈 비용도 엄청나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융합 산업을 통한 경제효과 달성을 위해 IPTV 참여사업자의 투자속도를 독려중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가 없는 KT 이사회가 투자결정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것은 뻔한 이치다.

여기에 와이브로와 SoIP 등 KT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투자결정은 올 스톱된 상태다.

자회사인 KTF도 마찬가지다. 연말 가입자 목표달성과 WCDMA 가입자 1위 수성을 위해선, 단기적 손실을 책임지고 라도 경영전략을 지시할 CEO가 필요하다. 조영주 전 사장 재직시절 단기적인 가입자 당 월평균 매출액(ARPU) 손해를 감소하더라도 우선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과감한 전략이 시도됐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KT-KTF 합병, 내년 재추진

당초 KT-KTF 합병은 올해 가장 핵심적인 이슈였다.

KT는 올해 80여명의 TF팀을 구성, 원주연수원에서 비밀리 합병작업을 완료했다. 이에따라 지난 9월 400여쪽에 달하는 합병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전 KTF 사장이 구속될 때 까지만 해도 양사 합병은 가능성이 남았다. 오히려 합병선언을 빨리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여론이 나왔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10월 국정감사가 마무리 되면, 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그러나 남 사장까지 사퇴하면서 이제는 KT내 합병을 추진할 인물이 사라졌다.

KT-KTF 합병은 KT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근원이 될 무기였다. 유무선을 한 회사로 통합시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것이지만, 올해는 물건너간 셈이다.

이에따라 KT는 후임 CEO가 결정되면, 내년이나 합병작업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관련기사 ◀
☞남중수 사장 사퇴..KT 비상체제 가동(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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