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규제일변도에..블록체인 중심은 서울서 홍콩으로

이석우 업비트 대표, 공개 강연서 아쉬움 토로
"거래소 역할, 서로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 연결"
  • 등록 2018-04-13 오전 10:58:19

    수정 2018-04-13 오전 10:58:19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보호학회 ‘NetSec-KR 2018’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서울에 앉아만 있어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트렌드를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중심이 홍콩으로 넘어가고 있다. 새로운 기술 흐름 차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다투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이사가 내뱉은 아쉬움이다.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호호학회 ‘NetSec-KR 2018’ 기조연설에서 이 대표는 “코인(암호화폐) 상장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이 (업비트 같은)한국의 큰 거래소를 찾아와 자신들의 기술과 사업 방식에 대해 소개하면서 서울에서 최신 동향을 다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인·블록체인 개발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와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형 거래소에 상장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업비트나 빗썸처럼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가 활발했기 때문에 많은 개발업체들이 한국으로 찾아왔다. 이 대표는 “하루에 6~7건의 미팅을 진행하며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거래소에 대한 규제 일변도로 인해 거래량이 일일 최대 10조원대에서 최근 5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이 사이에 바이낸스 같은 홍콩 소재 거래소가 부상하면서 “개발자들의 관심도 점차 홍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거래소의 역할에 대해 “서로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를 서로 이어주며 생태계 전반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런 역할에 비해 국내의 인식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이 중요한 이유와 주요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해커 입장에서 기존 금융권에 비해 보안이 취약하고 거래 대금은 증가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는게 당연하고, 거래소를 공격하는게 훨씬 효과적인 만큼 보안 조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콜드월렛(Cold Wallet,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전자지갑)’ 사용은 물론이고, 3개 가량으로 서명 키(Key) 값을 쪼개는 다중 서명 장치(Multi-signature)를 통해 복수의 동의가 있어야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또 업비트가 협력관계인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가 가진 보안 노하우를 공유하고, 카카오톡 로그인을 통해 개인정보를 직접 보관하지 않는 점, 보안관제 서비스 도입 등 주요 보안 정책에 대해 소개하며 “내부 통제 강화와 클라우드 보안 강화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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