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1·2위 사업자가 빠지게 되면 이번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은 대기업 신규 사업자와 중소기업 간의 경쟁이 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협회는 지난달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원사 모임을 갖고, 이번 제주공항 입찰에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면세점협회 회장은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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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기업의 면세점 점포 수 기준 점유율은 52.8%로 제한선의 턱밑까지 차 있다. 매장 면적 기준으로는 대기업의 점유율이 75%에 달하고, 매출 기준으로는 롯데면세점(51.1%)과 신라면세점(30.2%)만 합쳐도 80%가 넘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겠지만, 신세계와 워커힐, 또 새로 시장 참여를 선언한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등은 같은 대기업이라도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측은 이번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과 관련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면세점 내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입찰 참여 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는 9월 예정인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올인 하겠다는 전략이다.
공항공사는 오는 12일까지 입찰을 받은 후 13일 전자입찰 개찰 결과를 발표한다.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은 409㎡(124평) 규모로 여객청사 국제선 3층에 있다. 다른 면세점과 달리 화장품과 주류, 담배 등을 모두 팔 수 있는 단일매장으로 계약기간은 5년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매출은 2011년 265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대표적인 알짜 매장로 꼽힌다.
지난 3일 열린 입찰 설명회에서는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워커힐면세점, 동화면세점, 현대면세점(현대아산) 등 기존 면세점 사업자 뿐 아니라 한화타임월드(한화갤러리아 계열사), 현대백화점(069960), 하나투어(039130) 등 총 13개 업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