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동안 입장차이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여온 양측이 이번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직결사업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해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결노선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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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구 의원들, 서울시·국토부 접촉…압박용?
5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을)은 오는 6일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 직결사업에 대해 논의한다. 같은 날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도 국회에서 국토부와 서울시, 인천시 교통실무를 담당하는 국장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28일 이데일리가 두 지자체 간 갈등으로 서울시가 9호선 직결 노선 차량구비 222억원을 불용(不用) 처리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이후 관련 사업이 좌초되고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 개선 작업이 늦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논의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직결노선은 서울시 사업이라는 인천시의 입장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합의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당장 공항 접근성 개선보다 노선 연장 현안 산적
서울시는 지난해 11월에도 국토부, 인천시가 참여해 사업비 일부를 분담하는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가 다른 지자체 사업 예산을 부담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논의를 거부하면서 MOU 체결 구상은 물 건너 갔다. 이에 서울시는 6월 국고에서 지원한 9호선과 인천공항철도 직결노선 관련 국비 지원을 반납키로 하고 서울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배 의원은 사업 무산에 따른 인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 부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시의회에서 이미 행정 절차를 밟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게 관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이미 회계상 불용을 결정했기 때문에 반납을 번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나마 직결사업을 앞당길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인천시가 사업비 일부 분담을 합의하고 서울시가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에서 직결사업 예산을 따내는 게 그나마 최선의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국비 반납 상황만 놓고 보면 서울시가 직결사업을 추진할 동력은 없어 보인다. 서울시 입장에선 공항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8·9호선 연장과 9호선 8량화 사업 등 다른 현안도 산적해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10분의 1토막 난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내년까지 회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서둘러 추진할 명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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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 입주 본격화, 지옥철 9호선 출퇴근길 더 붐빌 듯
이와 반대로 인천시의 경우 직결노선 개통 지연에 따른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시가 직결노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외면한 채 명분 싸움에만 빠져 사업을 표류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검단신도시에 2만 가구가 입주하고 오는 2025년까지 4만여 세대가 추가로 들어온다. 직결 개통이 미뤄지면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인천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따르면 10월 기준 김포공항역 일평균 승하차 환승 인원은 7만3160명이고, 9호선 종착역인 개화역에서 승하차하는 인천 시민들을 포함하면 최소 8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주민단체를 구심점으로 국토부, 서울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천시에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의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시 지하철 사업에 예산을 투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인천 시민들이 직결사업으로 수혜를 받는다는 이유로 법과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