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2일 사과문을 통해 조현민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사퇴 방침을 알리면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물러났지만 조 회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현 직책을 그대로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창사 50주년을 맞는 한진그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떻게 탈바꿈할지 주목하고 있다. 조직 개편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회장이 논란 발생 열흘이 지나서야 사과한 것은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 이후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폭언과 비리 관련 제보가 잇따랐다. 조 전무가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폭언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직후 조 회장이 집무실 방음공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자료’ 이메일을 통해 사과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약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향후 여론이 잦아들면 슬그머니 자리를 되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