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체신부 장관 vs 지경부 장관 '정부조직개편' 신경전

우본 퇴임임원 모임 '정우회' 신년회에서 입장 차 확인
ICT 전담부처냐, IT기능 지경부 유지냐..다음 주면 결정
  • 등록 2013-01-08 오후 4:10:27

    수정 2013-01-08 오후 5:58:5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8일 오전 광화문우체국에서 열린 ‘정우회 신년 교례회’. 정우회는 우정사업본부 퇴임 간부들의 모임이지만 여러 부처 출신들이 섞여 있다. 대다수는 체신부와 정보통신부 출신이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정사업본부가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이 되면서 지경부 인사들도 신년회에참석하고 있다.

200여 명의 원로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의 화두는 역시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이었다.

전 체신부 장관 출신인 윤동윤 정우회 회장이 인사말에서 “올해는 찢어졌던 IT기능이 합쳐진 조직개편이 있기를 바란다”고 운을 떼자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장관 하면서 가장 감동했던 때가 지방 우정사업본부에 갔을 때 공무원이 뛰어나와 “장관님~”하고 불러 주던 것“이라며 “내년에도 초청해 달라”고 화답했다.

윤동윤 전 장관은 마지막 체신부 장관으로 1994년 YS정부 시절 체신부를 확대개편해 정보통신부를 출범시키는데 산파 역할을 했다. 정우회의 소속은 지경부이지만 그는 뼛속 깊이 정통부 사람인 셈이다. 윤 회장의 발언 후 묘한 긴장감이 회의장을 감돌았다.

하지만 홍 장관의 재치있는 답변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날 참석한 방통위 고위 관계자가 “홍 장관의 답변이 재치있었다. 배울 만하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우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인수위원회 안팎에서 정부조직개편을 두고 물밑다툼을 벌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홍성규 상임위원이 방송계, 김대희 상임위원이 통신계 설득에 나서는 등 정부조직개편 논의에 대응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연합회 등 산업계도 ICT대연합을 만들어 ‘창조경제와 ICT’릴레이 세미나를 3일 연속 개최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ICT전담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1급 간부회의를 여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사항에 맞춘 보고를 준비 중이다. 우정사업본부의 ICT총괄부처 귀속 논리에 대응하기 위한 우정사업본부의 ‘청’ 승격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업계 고위 관계자는 “경제2분과를 중기청장 출신인 이현재 간사가 맡으면서 지경부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고, 인수위에 ICT계 인물이 없는 방통위는 다소 어려운 형국”이라면서도 “다음 주면 정해지겠지만 방통위 정치 과잉에 대한 문제점이 공감을 사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에 파견된 방통위와 지경부 공무원 명단. 인수위 경제2분과에서 지경부와 방통위는 실물경제와 기업정책 등을 논의한다. 방통위는 여성문화분과에서 방송 관련 논의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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