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성 ‘나의 이야기’(2022·왼쪽)와 ‘별이 빛나는 밤에’(2022)(사진=맥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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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그때가 언제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살다 보면 지난 세월과 시간이 사무칠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렇게들 말하지 않는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나 살아온 스토리가 책이 몇십 권”이라고 말이다. 그 책이란 걸 미처 펼치기도 전, 도입부까지 가는 데만도 이미 구구절절 한 보따리다. 그 안팎이 장구한 광경을 딱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게 아닐까. 작가 박진성의 ‘나의 이야기’(My Story·2022).
작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조각한다. 그 작업을 위해 늘 등장시키는 인물이 있는데, 꽤 오래전부터 작가와 한배를 탄 ‘아저씨’다. “익명의 어른을 대변하는 존재”일 뿐이란 그이를 통해 작가는 때론 이웃 이야기, 때론 자신 이야기, 그러다 보니 이젠 모두의 이야기가 된 숱한 장면을 빚어왔다.
그저 주름과 수염만 어른일 뿐, 순수한 아이의 내면을 고스란히 지닌 이 아저씨의 특기는 ‘위로’다. 십수 권에 달하는 인생스토리에 올라타 눈물을 글썽이고, 술 한 잔에 취해 가로등 아래 잠들기도 하는 저이의 모습에 무장해제 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는 거다. 그 처지가 애처롭지만 피식 웃음 한 줄 흘리게 하는, 고차원의 위트는 작가의 큰 무기다.
6월 1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맥화랑서 여는 개인전 ‘히스토리’(Hestory)에서 볼 수 있다. ‘그의 이야기’가 적힌 책은 작가의 ‘요즘 오브제’란다. FRP에 아크릴. 25×30×92㎝(‘나의 이야기’), 32×30×100㎝(‘별이 빛나는 밤에’). 맥화랑 제공.
| 박진성 ‘울다 지쳐 잠든 이 밤’(2022), FRP에 아크릴, 45×55×6㎝(사진=맥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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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성 ‘길고 추운 밤’(2022), FRP에 아크릴, 86×100×10㎝(사진=맥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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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성 ‘괜찮다 괜찮다’(2021), FRP에 아크릴, 36×45×75㎝(사진=맥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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