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 로데오 전경 [출처=서울시 사진기록화사업 2015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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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연초보다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권 아파트의 위세가 한풀 꺾인 데다 수도권 입주 물량 여파로 매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자들은 다소 느긋해진 상황이다. 전셋값 안정으로 주택매수를 미루거나 총체적상환비율(DSR) 시행, 보유세 강화 리스크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늘고 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26~30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4%로 7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했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은 최근 3주 연속 0.20%대에 머물려 평균 주간 상승률이 0.5%에 달했던 올해 1~2월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신도시도 0.03%, 경기·인천도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강동(0.62%)·영등포(0.44%)·성북(0.41%)·마포(0.39%)·동작(0.37%)·중구(0.35%)·강서(0.33%)·서초구(0.33%) 순으로 올랐다. 강동구에서는 암사동 일대 대단지 아파트인 프라이어팰리스, 롯데캐슬퍼스트 등이 올랐다. 전세 물건은 여유를 보이지만 팔려고 내놓은 매물은 귀한 편이다. 영등포구에서는 신림선, 신안산선 등의 교통망 확충이 예정된 신길동 일대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편 정부 규제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강남구은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금주 0.1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 마지막 주(0.15%) 이래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송파구(0.16%) 역시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신도시는 위례(0.08%)·광교(0.06%)·평촌(0.05%) 등이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다. 매수세는 주춤해졌으나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반면 산본(-0.01%)은 산본동 가야5단지주공1차가 250만~500만원 가량 떨어지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기·인천은 과천(0.17%)·용인(0.10%)·광명(0.06%)·의왕(0.06%) 등이 오름세 보였다. 과천은 지역 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기존 아파트값도 강세를 유지했다. 용인은 신분당선이 지나는 동천·풍덕천동 일대 아파트의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반면 안성(-0.10%)·파주(-0.09%)·화성시(-0.01%) 등 수도권 외곽 및 입주가 몰린 지역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전주 대비 0.03% 내리며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강동(-0.15%)·광진(-0.15%)·구로(-0.11%)·서초구(-0.11%) 순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강동구는 전세를 끼고 매입한 갭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전세 물량에 여유가 생기면서 전셋값이 하락 조정됐다. 광진구는 거래시장이 잠잠해지면서 광장동 현대10차, 구의동 현대2단지 전세금이 1000만원 가량 내렸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전주 대비 0.04%, 0.03% 떨어졌다. 신도시는 위례(-0.43%)·동탄(-0.30%)·김포한강(-0.24%) 위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위례신도시는 위례센트럴푸르지오 등 입주 2년 차 단지의 전세 물량이 늘었다. 동탄신도시에서는 신규 입주단지인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 전셋값이 2500만원 하락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평택(-0.38%)·화성(-0.17%)·광명(-0.15%)·안성시(-0.14%) 순으로 전셋값 낙폭이 컸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조정기가 올 것인지 예단하긴 이르다고 말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을 비롯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라앉고 있지만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매물이 줄어들고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값 하방경직성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이 생각보다 크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은 화성, 평택, 안성 등 남부권을 중심으로 입주 쇼크가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매매와 전셋값의 동반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