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57)은 "산자부 차관 시절 일정이 너무 바빠, 문자 메시지를 자주 사용하게 됐다"고 말한다. 불과 3년 전 일이다. 조 사장은 "휴대 전화 화면을 보지 않고 문자를 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대면 보고를 중시하는 정통 관료의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조 사장이 수출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수출보험공사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사내 게시판에 꼭 들린다. 조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내는 e-메일을 읽기 위해서다.
"본격적막?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불쾌지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무심코 내던진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한번 쯤 자기업무를 점검하며 정리할 것은 없나, 버릴 것은 없나, 또 무엇때문에 막혀 있나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6월4일)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최고경영자(CEO)다. 제너럴일렉트릭(GE)로 따지면 잭 웰치 전(前) 회장보다는 보다는 제프리 이멜트 현(現) 회장에 가깝다.
조 사장이 부임 첫 출근 때 일화다.
"처음 회사로 출근하니깐 4명이 뛰더라. 문고리 잡는 사람, 90도 인사하는 사람, 사장 도착했다고 연락하는 사람, 엘리베이터 여는 사람이다. 다음날 이런 관행을 다 없앴다"
조 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75년 상공부를 시작으로 주미대사관 상무관, 산업정책국장, 중소기업정책국장, 무역투자실장, 차관보, 차관 등 산업과 통상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치, 언론, 산업, 외교에 걸쳐 다양한 인맥도 갖췄다. '우군이 많아야 업무를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차관 시절 총무과장으로 조 사장을 모셨던 정재훈 산자부 홍보관은 "수줍은 듯 하면서도 소탈하시다"며 "그러면서도 의외로 네트워킹이 넓어 그림자 마당발이라 불렸다"고 평했다.
대외 활동도 할발하다. 2000년 이후 신문기고만 100회에 육발할 정도. 조 사장은 "그간 바빠서 자주 못했지만 앞으로 기고활동을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