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후변화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 개인 및 지역사회, 기업에 위협이 된다.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원자재와 물류 비용이 상승하며 소비자 기호를 수시로 바꾼다. 기업들은 생산성이 낮아지고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리스크를 안게 됐다. 여기에 자연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지역사회 환경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사회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최근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업 가운데 86%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고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를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친환경 모델 개발 박차..알루미늄車 경쟁까지
환경오염 주범으로 자주 오르내리는 자동차 산업은 기후변화 리스크 해소에 가장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붐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005380)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7% 이상 증가한 168만여대에 이르렀다. 이중 전기차 판매대수는 9만5000여대로 1년전보다 111% 급증했다. 테슬라도 2만3000여대의 전기차를 팔아 50%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은 전기차 개발을 정책과제로 지원하는 가운데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잇달아 판매 허가를 받고 있고 지리자동차가 영국 전기차업체 에메랄드오토모티브를 인수하고 완샹그룹도 테슬라의 경쟁사 피스커를 인수하는 등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사업장 분산·경영시스템 정비 등 산업별 대응
전자업계에서는 리스크 축소를 위해 사업장을 분산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지난 2011년 태국 홍수에 따른 침수 피해를 경험한 이후 인도네시아 등을 생산 집적단지에 추가하는 등 ‘태국 플러스원(+1)’ 체계를 추진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지난 2012년 4월 LCD사업부 분리와 삼성LED와의 합병 등 조직을 변경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였다. 또 사업장마다 원단위 배출 목표 달성을 위해 공정가스 저감설비 도입과 생산설비 에너지 사용 효율화 등 다양한 감축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광산업체 뉴몬트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고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리스크 저감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세계적 화학기업 듀폰은 기후변화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최고경영자(CEO)가 최고환경·에너지책임자(CNO:Chief Environment & Energy Officer)를 겸직하는 등 경영시스템 정비를 통해 대응했다.
제품 생산에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주류 업계에서는 세계 1위 맥주기업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가 모범적 사례다. 기후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탄소세 지출도 장기 경영계획에 반영중
아울러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각국 정부에서 탄소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하고 이를 장기 경영계획에 미리 반영하는 대비책도 발빠르게 세우고 있다.
환경정보 분석기관 CDP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론, 코너코필립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 다국적 정유업체는 물론이고 월마트,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구글, 델타 에어라인, 웰스파고,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 일렉트릭(GE), 월트 디즈니, 콘애그라푸즈, 듀퐁 등 각 업종의 30개 가까운 기업들이 장기 재무계획에 탄소 배출에 대한 지출을 포함하고 있는 상태다.
앨런 제퍼스 엑슨모빌 대변인은 “궁극적으로 주요국 정부가 화석연료 수요를 낮추고 가격을 올리기 위해 많은 정책을 통해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엑슨모빌은 탄소비용이 톤당 60달러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미래 재무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기후변화 대비에 나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친환경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주주에 “주식을 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미국 IT전문매체 씨넷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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