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총장, 청문회서 "의학교육 질 하락" 두고 공방

16일 국회 '의대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 오후 심문
배장환 전 충북의대 교수·고창섭 충북대 총장 참고인 출석
배 교수 "실습 시 카데바도 안 보여…교수 충원도 불가능"
고 총장 "분반으로 수업…기금교수 전환 외 많은 수 증원"
  • 등록 2024-08-16 오후 4:01:49

    수정 2024-08-16 오후 4:26:3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의과대학 교수와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총장이 16일 진행된 국회 ‘의대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원 이후 교육·수업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데 대해 이견을 보였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의학교육소위원회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석환 교육부 차관, 이 사회부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2차관. (사진=뉴시스)
이날 청문회 오후 심문에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배장환 전 충북의대 비상대책위원장과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의원들 심문에 답변했다.

충북의대 입학 정원은 종전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늘어 정부 의대 증원 정책을 통해 전국 의대 중 최대 규모로 정원이 증가하는 곳이 됐다. 다만 내년도에 한해서는 125명만 선발하기로 했다.

“충북의대는 정원이 늘어날 경우 해부학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배 전 위원장은 “ 해부학 실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뒤에 있는 학생들은 카데바(의학교육 실습용 시신)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6~8명은 적정 수준이 아니라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또 “6개월이나 1~2년 사이에 증원을 반영한 대강의실, 실험실, 술기실 등을 충분히 채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배 전 위원장은 “교육부와 총장께서는 학생 200명이 들어와도 1~2년은 예과 과정이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강의실을 증설하면 된다는 식”이라며 “예과 필수과목도 최소한 50~60명으로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립의대 교수 1000명 증원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서도 “불가능하다. 계획안만 나왔고 수립된 것이 없다”며 “1000명 증원은 신규 인력 발령이 아닌 기존 기금 교수를 전임 교수로 직급 변경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과 의대 재학생 등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의대 증원 반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립대병원에서 교수들이 대거 사직한다는 보도가 있다. 교수 정원을 늘려봐야 있던 교수들이 사직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에 고 총장은 “충북대의 경우 자체적으로 관리 중인 의대 교수 정원은 137명이며 사직서를 낸 교수는 명예퇴직 2명과 의원 면직 2명 총 4명밖에 없다”고 답했다.

기금 교수를 직급만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충북의대에는 기금 교수가 17명밖에 없다”며 “17명을 학교 교수로 발령내는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 기대하는 교수 증원은 150명 내외이기 때문에 아까 말씀과는 전혀 반대로 굉장히 많은 교수가 증원될 걸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규모 인원을 강의실 한곳에서 수업할 계획은 없었다고도 강조했다. 고 총장은 “2027년 3월 본과 1학년이 들어가는 시점에서 해부학 실험, 종합실험실 사용 등을 120명 기준으로 2개 반을 편성해서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 (대학 본부가 아닌) 의대 쪽에서 200명을 한 반으로 편성해서 수업하겠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의대에는 200명을 수용할 강의실이 사실 없다”며 “200명을 한 반으로 가는 것도 의대에서 원하면 하겠지만 기록으로 분명히 남기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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