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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휴업 강행, 철회 등 입장 번복으로 학부모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한유총의 공식 입장은 18일과 25일 모두 정상적인 유치원 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여론 싸늘하게 식은 뒤다. 7살 딸을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김수진(38)씨는 “사립유치원끼리도 입장이 달라 내부적으로 싸운 것을 정부 탓하며 끝까지 아이들을 볼모 삼으려 했던 모습이 한심하다”며 “그간 아이를 맡길 곳을 찾으려 발 동동 구르며 예민해 했던 게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유총이 교육부와 지난 15일 집단 휴업 철회를 발표하면서 합의한 내용은 △누리과정 지원비 인상 △2차 유아교육발전계획 수립 시 한유총 참여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중단 등 크게 세 가지다. 원아 1인당 누리과정 지원금을 현행 22만원(방과후과정 제외)에서 연차적으로 42만원까지 확대해 달라는 게 대표적이다.
사립유치원이 휴업을 강행하려 했던 시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직장인들이 휴가를 내기 어려운 월요일(18일)과 추석연휴 직전(25~29일)을 택해 휴업 밀어붙였던 데 대한 비판이다. 워킹맘 김지혜(39)씨는 “직장인들이 휴가 내기 곤란한 날에 휴업계획을 세웠다는 것 자체가 악의적”이라며 “결국 아이들을 볼모 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은 결국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하유경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휴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유치원이 점차 늘고 있다”며 “사실상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18일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