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해온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장)은 11일 열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브리핑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노 차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마지막 브리핑을 열고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
검찰이 지난 10월 5일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을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지 68일 만이다. 검찰은 검사 44명을 포함 모두 185명이 수사에 투입돼 412명을 조사하고 150곳을 압수수색한 끝에 최씨 등 7명을 구속기소했고 조원동(60) 전 경제수석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아래는 노승권 1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특검에 어떤 자료를 인계했나
△특수본은 재단 출연 강요와 문건 유출, 대기업 인사 개입,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범죄 사실에 대통령이 공범 관계인 것으로 결론 내리고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조원동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의 수사기록과 증거 자료를 특검에 인계했다. 삼성과 롯데, SK 등 제3자 뇌물증여 의혹, 김기춘 전 비서실장·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직권 남용과 직무 유기 의혹, 정유라 입시 및 학사 비리 의혹, 김영재 원장 등 의료법 위반 의혹 관련 수사기록과 증거 자료도 특검에 인계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은 뭔가
△손바닥 크기의 업무용 포켓 수첩이다. 한 권당 30쪽으로 다소 얇은 편이다. 모두 17권으로 510쪽 분량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작성됐는데 안 전 수석은 앞쪽에부터 일상적인 회의를 적고 뒤쪽부터는 대통령 지시 사항을 기재했다. 안 전 수석 자필이며 청와대 회의 내용과 대통령 지시사항 기재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은 뭔가
△압수한 휴대전화 8대와 태블릿PC 1대 가운데서 스마트폰 1대와 폴더폰 1대에서 총 236개 녹음 파일을 복구했다. 대통령 취임 전에 녹음된 파일이 약 224개로 총 시간으로 35시간 분량이다. 정호성과 최순실의 대화가 224개 중 3개로 47분 51초 정도다. 대통령의 3자 대화가 11개 정도로 약 5시간 9분 45초 정도다. 대통령이 최씨, 정 전 비서관과 함께 취임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에게 문건 어떻게 유출했나
△두 사람은 구글의 지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면서 청와대 문건을 전송했다. 정 비서관은 메일을 보낸 뒤 최씨에게 “보냈습니다”고 문자메시지로 알려줬다. 2012년 11월 20일부터 2014년 11월 9일까지 이 같은 내용 문자가 237건이다. 추정컨데 적어도 237회 메일로 문건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895회 통화하고 1197회 문자를 주고받는다
-유출된 문건은 뭔가
△초대 장·차관 감사원장 등 고위직 인선자료와 발표(가)안, 외교·안보상 기밀 문건, 대통령 일정과 국가 정책 추진 계획 등이 포함된 대통령 업무보고서 및 말씀 자료 등 총 180건이다
-유출된 문건을 어떻게 확보했나
△최씨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외장 하드에 든 119건, K스포츠재단 부장 집에서 5건 확보했다. 더블루케이 직원에게 1건, JTBC가 낸 태블릿PC에서 50건, TV조선에서 5건을 임의 제출받았다.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한 경위는
△10월 18일 몇몇 기자들이 더블루케이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 있고 건물관리인 동의 안 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JTBC 기자가 그날 방문했는데 관리인이 문을 열어줬다. 9월 3일 이사갈 때 미쳐 가져가지 않은 게 고영태 쓰던 책상이다. 이 안에 일부 문건들과 태블릿PC가 있었다. 같은 달 20일 두번째로 JTBC 기자가 방문해 건물관리인과 사무실로 들어가 서랍에 있던 태블릿PC를 입수한다.
-태블릿PC 사용자 최순실이 맞나
-고영태는 독일에 안 갔나
△안 갔다.
-근거 더 있나
△제주도에 가서 인터넷을 사용한 기록이 태블릿PC에 남았다. 사용 장소 보니 장시호가 서귀포에 가진 빌라 인근이다. 장시호의 오빠 등 사진 있다. 정호성과 주고받은 문자도 있다
-정호성 기록과 대조해봤나
△그렇다 발송일시하고 정확하다.
-최씨가 청와대에 무단으로 출입해다는 의혹은?
△최씨는 청와대 들어가 대통령 몇차례 만난 적 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도 청와대 행정관 차량 이용해 최씨를 청와대로 이동시켰다는 취지로 이야기한다. 확인 결과 2013년 3월~11월 최씨가 비표 발급 절차 생략하고 10번 정도 청와대 출입했다.
-최씨가 그 이후에 청와대에 한 번도 안 갔나
△확인 안 된다. 초기에 청와대 들락날락 한 거 같다. 그 뒤로는 정 전 비서관 통해 (연락을) 한 거 같다.
-차은택씨 출입 의혹은
△본인은 간 적 없다고 한다. 확인해보니 무단 출입 확인 안 된다
-최씨가 문화체육계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차은택씨가 최씨에게 지인인 김상률, 김종덕 송성각 등을 추천하니까 모두 임명됐다. 더 조사가 필요해 특검에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