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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21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8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5000억원(-0.1%) 줄었다. 지난해 1분기(-14조4000억원) 이후 4분기 만에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1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67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0.0%) 줄었다. 지난해 1분기(-11조2000억원) 이후 첫 감소세다. 가계대출과 가계신용이 동시에 줄어든 것은 지난해 1분기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107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3개월 새 12조4000억원(1.2%) 늘었지만,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15조2000억원) 대비 둔화됐다.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정책지원대출 공급이 축소되고 지난해 말 전후로 주택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기관별로 보면 지난 3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1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조2000억원(0.4%) 늘었다. 주담대 증가 규모가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 규모가 확대되면서 증가폭이 줄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3개월 전에 비해 8조원(-2.5%) 줄어든 30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7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로 주담대가 감소 전환하고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은 538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4조6000억원 늘었다. 신생아 특례대출, 디딤돌, 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이 기금 자체재원을 중심으로 실행되고 증권사 대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정책금융만 떼어 봤을 땐 지난해 말 대비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2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신용카드 결제 등 판매신용 잔액은 지난 3월 말 115조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조3000억원(-1.9%)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의 감소 전환이다.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축소되면서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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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100.6%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연속 하락세다.
서 팀장은 “최근 국제금융협회(IIF)에서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분기 하락할 것으로 봤다”며 “향후에도 한은은 주택 시장에 유의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IIF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98.9%로 집계됐다. 2020년 3분기(100.5%) 100%를 뚫고 올라간 뒤 3년 반 만에 90%대로 내려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