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문 센터장은 솔릭에 이어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추가로 북상하면서 그 영향을 받아 ‘후지와라 효과’가 생긴 것이 이번 태풍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후지와라 효과는 근접한 두 개의 태풍이 1000㎞ 이내로 근접할 때 서로의 진로와 세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간섭현상을 가리킨다.
문 센터장은 “태풍이 방향을 바꾸면 속도가 줄게 된다”며 “서쪽으로 향하는 성분이 제로가 되고 나서 다시 동쪽으로 가면서 동서 성분이 제로가 되니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태풍 예측도를 높이기 위해 바다 저층수 연구까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에 솔릭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세력이 발달했다가 제주 해상에서 느리게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서 갑자기 세력이 약해졌다”며 “태풍이 천천히 이동하게 되면 바닷물과 많이 섞이게 되는데 제주 바다 아래 있는 ‘황해저층냉수’라고 하는 아주 찬물과 섞이면서 강도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 해상은 50미터만 내려가도 수온이 10~15도로 매우 차가운 황해저층수가 있는데 솔릭이 제주 해상에 오래 머물면서 파도가 높이 치고 그러다보니 바다 아래 있는 찬물이 바다 표면까지 올라왔다”며 “결국 솔릭으로 인해 제주 해수 온도가 최대 6도까지 떨어졌는데 수온이 1도만 떨어져도 태풍은 강도가 약해진다”고 언급했다. 즉 태풍이 제주 해상에 오래 머물면서 제주 바다 아래의 찬물과 많이 섞이면서 강도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24일 오전 10시 기준 강원도 강릉 남서쪽 20㎞ 부근 육상에 있는 소형 태풍으로 변한 솔릭은 오전 11시께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오후부터는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