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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우리 측은 북한의 기념일과 맞물려 자행됐다는 분석을 해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은 대외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도 담았지만 내부적 결속력을 다지는 수단으로도 사용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창건일인 9월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앞서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에도 무수단계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기념일을 전후로 도발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은 올해 들어 설득력을 잃었다. 북한의 기념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20여일간 4차례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으며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나선 7월4일과 28일도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되려 창건일을 6일 앞둔 지난 3일 6차 핵실험에 나서면서 연이은 도발이 북한의 자체적인 스케줄에 따른 것임을 명확히 했다.
고 교수는 “8월에 미국과 다소 긴장 수위를 낮췄던 북한이지만 9월에 들어서 핵실험을 감행하며 8월에 보여줬던 모습이 기만 전술임도 드러났다”며 “기술이 어느 정도 진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숫자를 늘려나가고 핵탄두와 ICBM의 결합을 노리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한 번 도발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양 교수는 “일단 내부적으로는 수소탄 성공을 자축하면서 내부 결속을 이끌고 외부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논의 상황을 봐가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이번 정권 창건일에는 중앙보고대회도 하지 않았는데 내년 70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성대하게 자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3일 수소탄 실험에서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굳이 창건일에 새로운 실험을 할 필요가 없었던 상황”이라며 “앞으로 열흘 정도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당 창건일인 10월10일을 전후로 ICBM을 정상각으로 실험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