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석가탄신일 사면’ 대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이 포함되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이중잣대가 적용돼선 안 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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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책위선임부의장을 맡은 박찬대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재벌을 위한 사면은 신중해야 한다. 같은 잣대로 법이 적용될 때 법의 위엄과 정당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일반 시민에 적용하는 잣대와 판·검사, 정치인, 유명 연예인, 대기업 총수에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선 안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무역협회·중기중앙회·경총·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사면 청원 대상자 명단에는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5단체는 사면청원 배경으로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인 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한 점 △기업인이 국민 신뢰를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란 점 등을 꼽았다. 사면청원 대상자는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형기 대부분을 채워 가석방 상태인 기업인,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기업인 등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경제계는 세계 경제가 전환기를 맞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원 상황이기 때문에 재벌 총수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작년에도 과감한 투자 결단이 늦어진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며 “이들의 주장은 친재벌 언론에 의해 경제 살리기로 포장됐고, 일부 정치권은 이를 국민 여론으로 둔갑, 대한민국에서 유독 재벌 총수 일가에만 사면 특혜가 주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 (재벌 총수 사면을 위한) 레퍼토리는 수십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중 하나가 오너 리스크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투명하지 못한 경영은 기업과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어 “10대 경제 대국이 됐지만, 재계는 여전히 총수 사면이 최대 주요 민원이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횡령·배임 등 범죄에 대한 사면권은 대단히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